그녀의 오래된 이야기

by EL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갈래. 이 사람하고 더는 못살겠어."

고요한 그녀의 읊조림.


숨죽여 울며 엄마에게 전화했던 그 밤.


".........(침묵)......... 안돼. 버텨."


그 밤의 침묵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참 잔인했다.

아이를 키워보니 더 알겠다.

그녀의 엄마는 딸에게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녀는 다짐한다. 만약 딸들이 결혼을 하고 문득 전화해서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그녀는 두말없이 아이들에게 말해주리라.

Welcome back.


그 한 번의 거절에 그녀의 세상이 사라졌다.

설사 진짜 헤어지지 않는다 해도, 내 모든 걸 받아줄 품이 존재한다는 그 하나의 힘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기댔다. 아니, 기댔다는 말은 옳지 않다. 그를 붙들었다.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복종했다. 어떠한 부당한 일이 있어도 참고 순종하고 복종했다.

돌아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붙들어야 했다. 이곳에서, 그의 곁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렇게 15년을 버텼다.

모든 게 소진되어 버린 지금.

그녀는 더 이상 그를 붙들 힘이 없다.

그저 그가 그녀의 인생에서 꺼져주길, 아니면 그녀가 그의 인생에서 꺼져버리길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

아무리 돌아갈 곳이 없다 해도, 여기보단 낫겠지.


'너랑 얘기하고 나면 너무 어지러워.'

'무겁죠?'

'응, 너무 무거워.'

'미안해요. 그런데 그게 나예요.'


사람들에게 밝게 보이려던 노력을 치웠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곁에 남는 사람들, 그리고 떠나는 사람들.

괜찮다.


또 하나의 무거운 돌이 묵직하게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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