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드디어 유치원 다니는 언니가 되었다!
예전처럼 울지 않고, 유치원 버스에 올라타는 언니다!
유치원에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은 유독 나에게 잘해주셨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선생님 성함이 생각날 정도다.
난 종일반에 다녔다.
수영, 태권도, 영어도 배웠다.
유치원 건물에는 튜브에 공기를 넣어 만든 풀장이 있었다. 난 물놀이하는 시간이 젤 기억에 남는다. 신났다.
재밌게 놀고 나면, 친구들은 집에 간다. 나랑 몇몇 친구들은 남아서 영어 수업을 추가적으로 했다. 지금으로 치면 영유. 7살부터 난 영어를 배웠다. 가끔 학부모를 모셔 참관 수업을 진행했었다. 엄마는 오지 않았다. 안다. 엄마가 못 올 거라는 걸.
나의 발표 시간. 난 잘 해냈다. 선생님도 칭찬해 줬다. 친구 엄마들도 나에게 박수를 쳐줬다. 수업이 끝난 뒤 친구들은 엄마와 집으로 갔고, 나는 버스에 올라타 선생님과 집으로 향했다. 그때 나는 엄마 없이 잘 해낸 나를 칭찬했다. 틀렸으면 많이 창피했을 것 같다.
늦은 밤, 집에서 엄마를 만나 내가 영어 문제를 다 맞힌 영웅담을 털어놓는다. 조잘조잘. 지금도 그렇다. 조잘조잘.
그런데 지금은 영어 한마디 못함. 엄마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