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준비생을 졸업한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6년 차 직장인이 되었고 결혼도 했다.그럼에도 그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가끔 고시생이 되어 고시촌 언덕을 오르는 꿈을 꾼다. 남들은 군대 꿈을 꾼다던데 나는 군대보다는 고시생 꿈을 꾼다.그러고 보면 꽤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꿈에서 깨면 항상 같은 생각을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힘겹게 오르고 있는 걸까
돌이켜보면 한 가지를 4년 넘게 매달려본 건 처음이다. 내게 고시공부는 마치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 같았다. 보통 나무를 열 번 찍으면 넘어가지 않더라도 열 번 찍은 자국은 남을 텐데.고시공부의 흔적은 찍은 자국에서 새순이 돋아나 나를 약 올렸다. 그래서인지 5년이 넘은 지금도 기억이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이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