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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빈 Jun 08. 2022

새로운 시도와 더 큰 세계를 위해 퇴사했다

인생의 전환점을 '개척'해보고자.

  1년 7개월. 짧았지만 내 개인적인 커리어에 엄청난 성장에 도움을 준 사랑하고 정든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인내를 하였고, 모든 몸부림을 쳤고, 잡아낼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 여기까지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그런 환경을 가능하게 해 준 회사와 동료들과 나 자신에게 감사하지만, 거기까지가 우리 인연이었다.


  나의 본업은 '프로젝트 매니저(PM)'이다. 이 직무에 맞춰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을 쏟아부었다. [25살 문과생의 PM으로 살아남기] 책을 출간한 이후 더 나은 매니저가 되고자 노력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만났다.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나 자신을 향한 기대치를 끊임없이 높였다. 으 하루 8시간 근무 후 집에 와 새벽까지, 주말은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며 어떻게든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PM은 여기저기서 요구되는 역량이 정말 많다. 동시에 우선순위에 따라 누군가의 요구를 거절해야 하기도 하고, 여기서 감정적인 소모도 정말 크다. 


  조금씩 시간을 내어 이 모든 요구를 높은 퀄리티로 잘 처리하고 있다면, 당신은 정말 훌륭하고 유능한 PM이다. 아쉽게도 난 업무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성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매일을 보내는데 가까웠다. 


  내가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성장의 느낌이 필요한데, 그게 없다는 건 큰 일이었다. 일이 줄어들거나 더 많은 보상이 있거나, 둘 중 하나가 해결책이었지만 어쩌면 내 실력이 모자라서, 혹은 회사에서 그리 중요한 포지션이 아니기에, 혹은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이 엄청 바빠서. 그래서 해결책이 딱히 나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정답이 없을 땐 아쉽지만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후퇴한다. 나는 나를 위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했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었다.


  다른 이유들이 있었다. 회사생활을 하며 세상에 배울 것이 넘쳐난다는 생각을 했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부족한 것을 메꾸고 많이 알아야 앞으로 어느 회사를 가든 일할 팀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디자인, 개발적으로 쌓아야 할 역량은 차고 넘쳐난다. Coursera나 EdX 등 관련 온라인 강의가 정말 많아 이미 수강하고픈 강의를 다 골라놨다. 배움을 위해 안정적이고 높은 급여의 회사를 잠시 포기하기로 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하고 싶었고, 충분한 재정이 생겼다


  회사를 다니면서 '크몽', 'Class 101' 등 재능기부나 온라인 강의, 전자책 등으로 수익을 버는 것에 집중한다면 월급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지 않을지 궁금했다. 또 몇 개월 간은 여러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다. 동시에, 조금은 덜 벌어도 행복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다. 그래서 잃을 것도 가진 것도 없는 25살인 지금 실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영상 편집, 통역, 번역, 카드 뉴스, 카피라이팅 등 내가 가진 능력은 참 다양한데 썩히기 아깝기도 했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갈 충분한 역량이 되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원하는 시간에 일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원래 몇 년 후 하기로 마음먹었던 이 삶을 단기간만 투자해보고자 한다.



편도권을 끊었다.


  성격도 ESTJ인 내 인생은 항상 계획이 있었지만 이번 스물다섯 인생 하반기는 조금 무계획으로 살아보자 다짐했다. 분명 성취하고픈 목록은 있지만 너무 딱딱하게 틀을 잡지 않고 관대하게 이 기간을 꾸려볼 생각이다.


  디지털 노마드를 하기 가장 좋은 국가를 선정해보니 평소 기억에 남았던 도시 방콕이 생각났다. 충분한 재정도 모아 졌겠다, 물가도 싼데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곳들이라 들었다. 그다음 국가는 생각하지 않고 편도권을 끊었다.


  여자 혼자 배낭 들고 무계획으로 몇 개월 살게 오겠다는 딸의 무모한 계획을 부모님은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그동안 내가 정말 힘들어 보였나 보다. 푹 쉬고 오라 하셨고, 좀 더 참고 회사 다녀보라는 언급도 안 하셨다.


  따라서 이번 책 [디지털 노마드로 동남아서 살아남기]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인생을 살며 프리랜서로서 나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 일상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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