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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 컨설턴트 전민수 Nov 24. 2017

인스타그램 UX Iceberg(빙산)

UX 디자인 배우기 #124

Today UX 아티클



On Instagram’s Inverted UX Iceberg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금 바로 폰을 잠금 해제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세요. 아마 이런 화면을 보게 될 겁니다.


넥서스5에서 찍은 스크린샷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압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고 생각하셨죠?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해주셨으면 합니다.



보이시나요?


여러분이 인스타그램을 자주 사용하는 수백 만의 유저 중한 분이라면 이 아이콘이 인스타그램에 2016년도 후반에 도입되었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히 추가되긴 했지만, 자주 사용하는 유저라면 분명히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눈치챌 수는 있었지만, 고개는 관심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어쨌든 예뻐 보이고 해가 되는 건 없지 않습니까? 인스타그램 사용 경험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도 않았습니다. 별 일이 아니죠. 


그런데 뭐 어쨌다는 걸까요?


이 미묘하고 거의 알아채기 힘든 차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저는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제품/UX 디자인에 큰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변화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를 살펴봐야 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과거 말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습니다.


Courtesyof http://greatappstimeline.xyz/instagram/


이번에는 각 스크린 하단에 있는 내비게이션 바의 중앙에 있는 아이콘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줌인해서 살펴봅시다.




무엇이 보이시나요?


먼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인스타그램은 항상 카메라 아이콘을 내비게이션 바 중앙에 매치해왔습니다.

물론, 모양은 바뀌긴 했지만, 항상 카메라 아이콘이었습니다. 사실 인스타그램의 로고(로고 자체도 수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죠)가 상징적인 인스타그램 카메라이긴 합니다. 인기 컨슈머 앱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아이콘을 보면 인스타그램을 떠 올릴 것입니다.


사실 인스타그램은 사진 찍고 그것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 행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여 그것을 전체 앱 경험의 핵심으로 만들었습니다. 카메라 아이콘은 언제나 내비게이션 중앙에 위치했으며 유저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심미적 강조를 해두었습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사진 찍고 공유하기 아이콘의 높이를 튀어나오게 하여 다른 내비게이션 아이콘과 구분 지었습니다.


2012년과 2015년에는 내비게이션 바와 높이는 같아졌지만 밝은 파란색으로 강조를 하여 대비 효과를 주었습니다.


2016년도에는 모든 효과를 제거하고 번잡하지 않은, 미니멀한, 거의 모노톤에 가까운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카메라 아이콘이 아직 존재하긴 하지만 더 이상 특별히 강조를 하지 않았습니다.


SIDE NOTE: 아마 이제는 사람들이 사진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이전처럼 그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멘탈 모델이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경고나 반발 없이, 2016년  후반 어느 날, 인스타그램은 상징적인 카메라 아이콘을 빼고 이렇게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이 플러스 아이콘을 보세요. 


카메라는 항상 사진과 공유 액션을 나타내 주었지만, 새로운 아이콘은 분명 단조로운 점이 있습니다. 특징이나 감정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기존의 카메라 아이콘은 분명 과거의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콘을 그냥 이렇게 더하기라는 단순한 태스크로 바꾸어 버린 건가요...?


인스타그램이라는 맥락에서 더하기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요? 


간단하고, 타당한 수정 같아 보이지만, 솔직히 저는 이게 그렇게 작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인스타그램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더 얘기하기 위해서는, UX 빙산이라는 유명한 개념을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Jesse James Garrett의 유명한 고전 <The Elements of User Experience>에서 영감을 받은 ‘UX 빙산’

간단히 설명하자면, UX빙산은 사람들이 보거나 사용하는 디지털 제품(웹사이트, 앱, 혹은 어떤 종류의 디지털 비주얼이건)의 표면적인 디테일 수준은 그 아래에 깔려있는 거대한 수준의 복잡성의 극히 일부분일 뿐임을 보여줍니다. 유저의 시야 밖에 존재하는 것이 있는 겁니다. 


Jesse James Garrett은 그의 책 <The Elements of User Experience>을 통해 5 Planes of UX라는 개념을 유행시킨 사람인데, 이 개념이 ‘빙산 모형’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는 복잡성의 수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깔끔하고 잘 정돈된 (디지털 제품) 경험은 사실 (디지털 제품)의 모양을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작동하게 만들지, 무엇을 할 수 있게 만들지 등에 대한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총집합체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또 다른 결정을 기반으로 내려지게 되며, 사용자 경험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게 됩니다. 


경험이라는 레이어를 한 겹 벗겨내고 보면, 그러한 의사결정이 어떻게 내려 졌는지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올바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왔다면, 그런 의사결정이 모여 적절한 제품의 범위를 정했을 것이고, 이는 올바른 플로우를 만드는 제품 구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이는 다시 올바른 비주얼 디자인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하지만 유저는  빙산 아래로 내려갈수록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내리는 의사결정을 알기 어렵습니다. 유저는 그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 자신의 일을 제대로 했기를 바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유저는 보통 프로덕트의 표면적인 것만 보게 되며 표면 아래 무엇이 있는지 잘 모릅니다. 반면에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UX 니즈라는 빙산이 전반적인 서포트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UX 빙산을 거꾸로 뒤집어 봐야 하는 것이죠.


이제 인스타그램 얘기로 돌아가 보면, 카메라 아이콘을 따분한 더하기 아이콘으로 바꾼 것은 단순히 우발적인 UI 업데이트가 아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리더나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면(그들이 지금까지 얼마큼 성장했는지 생각해보면, 이는 꽤 타당한 가정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일련의 의사결정이 궁극적으로 그리고 당연하게도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론을 해볼 수 있습니다. 


즉,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힌트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2016년, 인스타그램이 보여준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l  앱 아이콘 업데이트

l  피드에 보이는 사진의 순서를 시간순이 아닌 알고리즘으로 정렬함

l  앱 전반을 심미적으로 다시 디자인함

l  인스타그램 스토리라는 스냅챗의 경쟁 서비스 출시

l  잠망경 같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서비스 출시


이전에는 주로 모바일 사진 찍기에만 초점을 맞췄었다면, 인스타그램은 공격적으로 혁신을 하고 경계를 허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제품을 따라 하면서 말이죠.)


제게는 내비게이션 바에 들어가는 이 작은 아이콘의 변화가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제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방송실이 따로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집중해주세요, 유저 여러분! 인스타그램이 더 이상 사진 공유 앱이 아님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여전히 사진을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희가 하는 전부는 아니라는 겁니다. 영상 공유, 루핑 비디오 만들기, 라이브 피드, 스토리 등등 저희는 훠어어어얼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두고 보시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원래 카메라 아이콘이 었던 것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인지하지도 못하셨을 겁니다, 하하!"


궁극적으로 인스타그램은 순간과 기억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왔습니다. 그런 상위 레벨의 전략은 별로 변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과 기억을 전달하는 메커니즘의 미래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이미 보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창업 이래로 가장 작은 UI의 변화였지만 전반적인 UX는 가장 크게 바뀌었다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전민수 UX 컨설턴트 소개
(UX 실무 경력: 27년차 UX 전문가: LG전자, 서울시청 등 약 300회 이상 UX 컨설팅 수행)
(UX 강사 경력: 23년차: 삼성, SK, KT 등 약 1,000회 이상 UX 강의 진행)

https://brunch.co.kr/@ebprux/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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