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입사와 퇴사를 결정하는 주 영향요인에 관하여...
15년 12월말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실업률이 9.2%(39만명)로 지난 5년동안 최고치였고, 구직단념에 따른 실망실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 구직자는 취업만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 같지만, 실제 청년 채용 시장에서는 어렵게 입사한 회사를 나오는 이들이,그것도 입사한 지 불과 1년도 채 안되서 나오는 이들이 상당수 있다.
누구는 못 들어가고, 누구는 안 들어가는 세대가 공존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 바로 지금이다.
보통 대학 졸업할 때즈음 되면(요즘같은 불경기에는 대학입학부터 시작되겠지만) 구직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하게 되는데 회사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본인의 전공일치도, 직무적성,연봉수준 및 복리후생, 사회적 인지도, 조직문화, 기업의 매출 규모, 기업의 안정성 및 장래성,근무지(서울), 근로시간 및 근로강도,본인의 성장가능성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물론 모든 변수를 다 만족시키는 직업도 없겠지만, 결국 주어진 조건 가운데 최적의 선택을 해야한다.
회사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최적의 조건과 일치하여 입사하면 좋겠지만, 최근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중에서 입사한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하는 경우가 꽤 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23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6%는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가운데 입사 1년 안에 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입사 후 1개월 이상~3개월 미만 근무 후 퇴사했다는 비율이 3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근무 후 퇴사는 27.6%, 1개월 미만 근무 후 퇴사는 14.6%, 9개월 이상~1년 미만 근무 후 퇴사는 10.6%였다.(아시아경제 16.2.3)
또한, 조사에서는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를 퇴사 이유로 꼽은 사람이 22.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유(19.2%)가 많았고, ‘낮은 연봉’(15.7%), ‘열악한 근무환경’(15.1%), ‘잦은 야근 등 강도 높은 업무량’(11.8%), ‘비전을 찾지 못해서’(5.8%) 순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16.2.9)
기업 규모에 따른 퇴직인원은 중소기업(1219개)의 경우, 총 1만4284명 신규 채용한 신입사원 중 33.5%인 4789명이 퇴사해 가장 많았으며 대기업(239개)은 신입직 채용인원 총 8609명 중 1880명이 퇴사해 21.8%의 신입사원이 1년 안에 회사를 떠났다. 이 외에 외국계기업 25.9%(총 1992명 중 516명 퇴사)였으며 공기업·공공기관은 17.5%(총 1,259명 중 220명 퇴사)로 가장 낮았다.(파이낸셜뉴스 16.1.21)
정년도 보장되고, 보상수준 및 복지가 좋아 소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공공기관에 입사한 신입사원도 꽤 퇴사하는데,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따라 본사를 전국 각 지역으로 이전하고 나니, 퇴직이 심심찮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이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공기업이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2013년과 2014년 무렵 공기업 퇴사자 수가 최대 3배까지 뛰어올랐다. (노컷뉴스 15.9.30)
지난 10년 간 대졸 신입사원의 조기 퇴직문제는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어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이 원인과 대책에 대해 고민했지만, 아직도 논의되고, 이슈로 남아 있는 걸 보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듯 하다.
필자 역시 잡코리아의 설문조사결과의 신뢰성에 약간의 의문사항이 있어 몇 개의 검증된 기관의 데이터를 더 조사해보니, 실제와 설문응답자 간의 오차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응답자 및 설문대상기관, 설문문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실제 상당수의 신입사원이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채용시장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고서(2014)에 따르면 전국 40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25.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조사(15.7%) 대비 9.5%p, 2012년 조사(23.6%) 대비 1.6%p 상승한 것으로 퇴사율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1년 내 퇴사율(31.6%)이 대기업(11.3%)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난 바, 이는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수준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조건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2011)에서도 조사 대상 기업 406개사의 2009년 조기퇴사율은 19.9%(3.4/17.1)로 조사되었고,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조기퇴사율이 2009년 39.6%, 중견기업은 23.6%, 대기업은 13.9%로 나타났다. 따라서 2009년에 중소기업의 퇴사율이 대기업보다 2.8배 높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엄동욱 수석연구원의 대졸 신입사원의 조기 퇴직 실태와 원인 보고서(2008)에서도 2005년과 2006년 사이의 대졸자 경로 분석을 통한 더 구체적인 실증분석이 이루어져, 대졸 신입사원의 조기 퇴직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고, 그 결과는 위에서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대졸 신입사원의 33.1%가 첫직장에서 퇴직했고, 그 중 62.2%가 1년이내에 퇴직함)
왜 그럴까? 어렵게 들어 간 첫 직장에 왜 적응하지 못하고, 혹은 만족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대안은 없는 것인가?
현상을 결과적으로만 생각해 보면, 개인의 기회비용은 물론, 불합격한 다른 개인에게는 기회박탈을, 회사에게는 불필요한 큰 손실을 초래하고, 국가적으로 보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원인을 지원한 개인의 희망직무와 회사에서 배치받은 직무와의 불일치,즉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아서라고 한다. 어느 정도 맞다고 할 수 있지만, 신입사원이 본인의 희망직무를 다 할 수 있는가?한다고 치더라도 본인의 희망직무를 다른 사람에 비해 잘 하는 직무인가?고민해 봐야 한다.
적성과 맞지 않는 직무를 지원한 이유는 어려운 채용시장에서의 '묻지마 지원', '우선 아무데나 합격하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선택에 따른 회사의 지원 결과일 수 있다.결국 본인의 잘못된 선택이 결과적으로 본인은 물론, 주변인, 회사, 국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지원하지 했을거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인에게 맞는 직무인지,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지는 않았을까?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입장은 어떤가? 결국 적임자를 채용하지 못한 역선택의 결과이자 결국 채용실패사례의 대표적인 유형이다.이는 결국 회사의 채용기준이 없다는 반증이며, 회사에 적합한,필요한 인재유형에 대한 정의가 없이 주어진 정보, 소위 스펙(학교,학점,영어점수,경험,자격증)에 따른 선발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국가의 입장은 어떤가?고령화,저성장기의 사회,경제구조적인 측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정년연장에 따른 고용의 경직성이 강화되는 현실에서는 당연히 신규채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으나, 고학력에 따른 대졸자의 규모는 과거의 수 십배 많아졌고, 신규채용시장은 저성장기 산업에 따른 축소가 불가피한 현실을 보완하는 정책과 제도를 과연 준비했는가?
개인과 기업,국가 모두 불충분한 준비로 인해 각자 책임이 존재한다.우선 한국의 사회,경제의 구조적 변화 없이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학력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에 접어들었다.교육제도의 혁신과 정책의 다변화가 필요할 때이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성장하는데 아무문제 없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줬음 좋겠다.대학이 밥먹여주지 않는다는 것을...본인의 희망직무를 전공과 일치 시킬수 있는 Job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가만히 생각해보면 대학교육이 주는 지식과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은 일치할 수 없다.대학을 졸업한다고 취업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러한 시대에 채용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개인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게 제도보완과 지원이 절실하다.대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고, 경직된 고용시장을 생각하면 더더욱 어렵다.
또한 세대간 가치관의 차이, 문화습득,인지능력의 차이로 인해 조직내의 갈등으로 신입사원이 조직부적응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신세대가 굳이 기존 조직에 적응할 필요없이 각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스타트업, 벤처창업의 활성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좀 더 사회적 유익이 오지 않을까?
기업은 어찌 해야할까? 기업은 채용방식을 변화시켜야할 거 같다.우선 대규모 신입공채방식은 어서 빨리 없어져야 할 것 같다. 공채가 바로 직무불일치를 가속화시켜왔다. 수십명 혹은 수백명의 입사동기가 희망직무에 따라 배치가 가능하겠는가? 미안하지만, 조직의 필요에 따라 배치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특정개발제품을 대량생산하여 판매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인원을 서로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게 해야한다.
채용방식과 프로세스는 어떤가?면접 1~2번 보고, 그것도 길어야 1시간으로 Right Person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블라인드 데이트도 아니고...)경력자도 아닌 대졸신입사원을 말이다. 무엇을 근거로, 뭘 보고 뽑는다는 말인가? 만약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정말 천생연분을 만난 것과 같은 기적이다.
또한 기업내에 새로운 리더십의 모델을 구축해 가야한다.장기적인 조직은 결국 신세대가 만들어 갈 것이고, 미래를 이들이 만들것이다. 조직은 빠르게 세대의 생각의 갭을 줄여야한다.리더십의 롤모델을 만들어 나가야하고, 변할 수 있는 조직구조를 창조해 나가야한다.
요즘 신세대들은 개성이 강하고, 부모세대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 없이 학창시절에 여러가지 하고 싶은 것을 잘 지원받았다. 이러한 신세대가 조직의 적응을 잘 못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듯하다. 오죽하면 요즘 신세대를 가리켜 파랑새 증후군(현실감은 떨어지고, 이상만을 추구하는 현대인),피터팬 증후군(어른아이)용어까지 등장했겠는가?
이런 신세대에게 스타트업 등 창업해서 굳이 조직에 적응할 필요없이 본인에 맞는 조직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라고 하고 싶다.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면서 말이다.어차피 조직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수 있는 곳이 아니다.
조직은 많게는 30년,적게는 1년정도는 연령갭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만큼 다양한 생각과 세대를 초월하여 움직여 왔던 것이다.신세대도 구세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생각의 갭을 줄여 나가야 한다. 조직이 신세대를 생각하고, 움직이고, 변화하는만큼 신세대도 조직의 다양한 세대와 생각을 이해하고,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과거 부모세대가 대학을 인식하고, 평가하던 시대와 현재의 대학을 졸업하고, 인식되는 시대는 현저히 차이가 발생한다. 고학력에 따른 눞높이를 유지해서는 안되는 시대에 왔다. 본인의 위치와 수준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게 되어 있다. 공급이 많아 지면 결국 가치는 하락하고, 수요가 많아지면 가치는 올라가게 되어 있다. 고학력자의 공급이 증가하는 현실에서는 모두가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없음을 직시하고, 현재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생각해본다.
아직 필자도 명확한 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시대가 변했고, 변화하는 세대를 인지하고 미래를 더 준비해야 함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참고자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2/09/2016020900627.html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20308354873505
http://www.fnnews.com/news/201601210800535269
http://www.nocutnews.co.kr/news/4480158
http://www.kefplaza.com/kef/kef_press_view.jsp?num=3484&pageNum=0&sMode=1000&keyword=신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