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우리는 왜 사랑을 해야만 하는가

by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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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랑은 오해다. 사랑이 영원할거라는 오해.

이 대사로 시작하는 영화 <파반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흔히 영원할거라고 오해하며 사랑하고, 결국 영원하지 못한 사랑에 상처입는다.

어차피 사라지고 흩어질 사랑이라면, 우리는 왜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걸까?


영화에서는 부족하고 흔들리는 청춘들이 서로를 사랑한다. 가짜들 사이에서 우리 둘만이 진짜라고 굳게 믿으면서.

그러나 서로가 처한 상황들 속에서 어김없이 영원할 것 같던 모든 것들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우리만 다르다는 오만한 오해는 반드시 무너지기 때문이다.


숱한 연애를 하면서 나 또한 이별의 순간 늘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필연적으로 끊어질 수 밖에 없는 관계의 인간에게 시간, 돈, 에너지 그리고 마음을 준다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언젠가는 내 인생에서 사라질 사람을 위해 내가 얼만큼의 마음을 써야 하는걸까.

이런 마음과 의문은 결국, 내가 사랑하는만큼 표현하지 못하게 하고 내 스스로의 마음에 제동을 걸게 했다.


<파반느>에서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사랑은 서로에게 빛을 밝혀준다.

어둡고 상처받은 영혼들이 서로를 사랑하며 빛을 밝혀주는 행위이다.


빛을 발하는 인간은 언제나 아름답다.

아니다 싶은 인간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전구 같은 거다.

전기만 들어오면 누구나 빛을 발한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허무하지는 않다.

서로가 서로의 전극이 되어 서로를 밝혔던 찰나의 기적 같은 순간에 대한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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