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야 크리스마스 느낌이 낭낭할까 고민하다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는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광화문역 출구로 나오려고 하면 빠져나오는데 오래 걸린다는 말을 듣고 경복궁역에서 나왔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역에서 밖으로 나오는 길목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고 크리스마스마켓을 보려면 또 줄 서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쿨하게 입장을 패스했다.
마켓 대신 나의 눈과 귀를 만족시켜 준 것은 미디어파사드였다. 상당히 큰 bgm이 깔리지만 소음으로 들리지 않았고, 분위기를 웅장하게 살려주어 미디어아트를 넉 놓고 바라보기에 훌륭한 효과를 나타냈다. 그렇게 이런저런 영상물이 틀어지는데 크리스마스 테마는 아니다. 마무리구간에서는 그동안 수고했다는 내용의 연말스러운 문구와 다가오는 새해를 기대하게끔 반짝반짝 빛나는 해피뉴이어 문구가 나온다.
미디어파사드를 구경하다 청계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빛초롱축제가 한창이었다. 설치된 조형물들은 축제 이름에 걸맞게 해 지기 전, 불이 켜지기 전보다는 역시 어두컴컴해진 늦은 저녁에 환하게 빛을 발하였다. 쭉 걷다 보면 잉어킹도 나오는데 중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친구들이 잉어킹을 엄청 좋아하더라. 그들의 수다소리가 주변에서 들려오는데 얼른 보고 싶어서 난리가 나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미소가 지어졌다.
유난히 추웠던 202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끼고 싶어 찾아간 광화문에서 몇 시간 동안 인사동도 잠시 다녀오며 알차게 보냈다. 하나의 볼거리만 있는 게 아니라 구경거리가 여기저기 있어 좋았다. 확실히 서울을 대표하는 동네의 느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