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솔직히 중간중간 예상했다. 그는 나를 사랑... 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기대에 부풀어서 미래를 그리는 나의 수다에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기분 좋다"정도의 미지근한 반응들을 보일 때 늘 느껴왔다.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던 해외여행. 여행지에서 그를 먼저 보내고 나는 조금 더 근처 나라를 둘러보다 왔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우리 이만큼 돈독해져서 해외여행도 같이 했으니, 앞으로는 좀 더 편하고 애틋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간 버스를 타며 이동하는 중간중간 층만 나뉘어 탄 건데 벌써 혼자인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어느덧 관계의 끝에 다다랐음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 각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는 말. 직업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 한몫했겠거니 하며 슬며시 우울감에 잠식되다가 그것보다는 딱 한 번만 더 길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내 말에 의가 상했던 거 같다는 생각에 조금 괜찮아졌다.
음. 헤어짐은 늘 유쾌하지 않다. 그러나 조금씩 무뎌지는 것 같다. 큰 타격을 받았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거 같다. 그러나 앞으로도 연애라는 게 이런 식으로 진지해질 타이밍에 끊기고 그런 거라면 또 하기에 거부감이 좀 생긴다. 더 이상 연인이 나를 놓는 걸 경험하고 싶지 않다.
평생 함께할 사람.. 이런 건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좀 오래 내 곁에 내 편인 사람이 있어줬으면 좋겠다. 정을 나누고 티격태격도 하고... 서로의 현실이 어떻든 나와 함께해 줄 사람. 뭐가 되어도 좋아해 줄 사람... 뭐 그런 사람 없나 ㅜ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