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기록을 남기려 하는가?
나는 창업 5년 차 작은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다.
조금 더 상세하게 써 보면,
정리되지 않은 창고 같은 허름한 사무실에서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 5년째 애를 쓰고 있는 인구 14만 명도 유지하기 어려운 인구 절벽에 빠져있는 지방 소도시에서 기술 창업을 하게 된 드물다면 드문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가 이 글을 쓰는 나라는 존재이다.
애플은 차고에서 시작했고,
아마존은 문짝을 떼다가 책상으로 삼아 창업했고,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8번째 사업 아이템까지 실패하고, 9번째 기획한 토스 서비스가 대박을 쳤다는,
그런 전설 같은 창업의 성공 스토리를 나와 등치 시키며 오늘의 괴로움을 버티고 버티고 또 버티며 하루를 보내는 나는, 깊고 넓은 데스밸리에 빠져 있는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다.
나는 글을 쓰면서도 왜 이렇게 내가 '스타트업 대표'라는 것을 강조할까?
답은 하나다. '대표'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오늘 하루를 버티고 내일 하루는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이 타이틀이 대단하고 자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이렇게라도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는 수십수백 번 나는 '스타트업 대표'다를 되뇐다.
현재 어렵다고 해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5년이 지난 것은 아니다.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 지원 사업과 저리의 창업 자금 대출을 통해 한번은 관심을 가져 볼만한 시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었고 이 아이템을 여러 방법으로 소개하여 국내 유수의 VC에서 먼저 연락이 오거나, 오직 우리의 실력과 아이템으로 미팅 기회를 얻어서 피칭 기회도 다수 가져보았으며, 유명 기업에서 관심을 가져 검토를 받기도 하였고, 실제 투자 유치 과정을 거치던 중에 잘 안되기도 해 보았다.
서울/경기 권외의 지방에서 창업된 스타트업 기업이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VC에게 자금을 수혈받는(즉, 투자를 받는) 비율이 1% 전후라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 나는 저 1%의 관문을 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 수혈이 필요한 시기에 민간 투자자의 투자까지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대표이사의 역량 부족이다.
내가 쓸 대부분 글의 결론은 스타트업이 잘 안 되는 이유는 대표가 부족해서 라는 결론이 내려질 것이다. 이것은 미리 말할 수 있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스타트업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유리천장을 오직 실력만으로 깨어버린 창업가들도 존재한다. 즉, 결론은 창업자의 부족이다.
내가 이 전재를 먼저 깔아 두는 것은 이후 쓰게 될 글 들에서 오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 현재 진행형인 나의 스타트업 창업과 경영하는 경험들을 공유함으로써, (노하우가 아닌 경험담!)
누군가의 실패를 줄이고, 누군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
서울대를 나오지 않아도 학생에게 서울대를 갈 수 있도록 학문을 알려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많지 않은가?
(물론 나는 누군가를 가르칠 역량은 되지 않는다. 다만, 나의 경험을 통해 학습이 가능한 훌륭한 창업가가 있을 뿐)
- 지방대 공대 졸업
- 지방 소도시 창업
- 흙수저
- 중소기업에서만 근무
- 전혀 모아둔 돈 없이 창업
이렇게 부족한 나의 스펙으로 창업 / 투자 시장에 뛰어든 나의 치열한 삶에 대한 기록이
단 한 명의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에게라도 도움이 되길 빌며 앞으로 글을 써나가 보고자 한다.
세상의 모든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성공하길 바라고 또 바라며...
나 또한 이 긴긴 터널을 지나 J(제이) 커브 성장 그래프를 그리는 스타트업의 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