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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비 Jul 06. 2024

조직에서의 리더란..

오늘은 무거운 마음에 브런치에... 저도 에세이를 써보려고 합니다.



1년 전 20대 중반의 밝고 귀여운 직원이 우리 팀 디자이너로, 1년 계약직으로 입사하였습니다.

미술대학 졸업 후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2년 정도 하면서 취업준비로 얻은 첫 직장이라며, 입사해서 일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항상 밝은 모습의 열정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했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신입이기에 이해되던 업무의 실수와 나오지 않는 아웃풋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1인의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자 점차 다른 직원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서 배제되기 시작하였고, 혼자 할 수 있는 단순한 업무들을 맡겼지만.. 이마저도 이해력 부족 등 소통의 오류로 파트너사 및 다른 팀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상 밝은 모습으로 팀 내 직원들에게 다가왔고, 맡은 업무를 해내기 위해 야근을 하는 모습 및 외부에서 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간단한 성과물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많은 피드백과 수정을 위한 시간 소비... 사용할 수 없는 디자인 결과물과 그 몫을 다른 팀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과정들의 누적으로 저도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1년이란 시간이 다가왔고. 재계약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팀 내에서는 이 일을 너무 좋아하고 인성이 좋으니.. 그래도 한번 더 기회를 주자..  그러나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일하기는 어렵다... 등의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그 친구는 계약종료 1달 전부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과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선택의 공은 저에게..


많은 고민 끝에 회사와 팀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정하기로 하였고, 결국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촉촉한 눈망울을 하고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그동안의 시간이 감사했다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아.... 저는 무덤덤하게 인사하며 보냈습니다.

그간 많은 직원들을 받고 떠나보내기도 했지만..

그간의 그 친구 진정성이 전해져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난히도 마음이 너무 무겁네요..


한 사람의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결정의 과정은 참으로 힘든 것 같습니다.



'후배야.. 그런 열정과 마음가짐은 최고의 자산이니 잃지 말고..

나중에 나보다 더 멋지고 좋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되어서 만나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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