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맥락 속에서 보는 한국 콘텐츠의 힘

2024 공예트렌드페어 조승연작가님 세미나를 듣고..

by 흰비

평소에 좋아하던 조승연 작가님이 2024년 12월 15일(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공예트렌드페어의 세미나 강연자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의 깊고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적 콘텐츠의 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해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이나 지났지만, 이제야 글을 정리해 보네요.




강연의 주제는 '세계사의 맥락 속에서 보는 한국 콘텐츠의 힘'이었어요. 강연은 우리의 저력 있는 한국 콘텐츠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나라는 빠른 근대화를 겪으면서 외부 문화를 신속하게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서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1980년대 X세대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식민지 시대의 '한'을 뒤로하고 '흥'으로 문화를 변화시켰으며, 서구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한 가수 박진영은 창의적이고 과감한 퍼포먼스로 새로운 대중음악을 선보였고, 이후 체계적인 음악 시스템을 바탕으로 K-pop 문화를 구축했습니다. 서구에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힙합은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를 잘 아는 엘리트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깊이 있는 가사와 음악으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늘어났지만, 사회적 활동이 적었던 이들이 가정에서 새로운 볼거리를 필요로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의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직접 작가로도 활동하게 되었고, 현재 드라마 중견 작가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더군요. 이들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남성의 판타지를 만들어내며, 이는 아랍, 동남아 등 우리보다 늦게 근대화가 시작된 나라에 문화적 공감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10대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는 BTS 등의 음악이 10대들의 고민에 공감하며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국 콘텐츠의 성장 과정과 원인에 대한 원인을 이야기하면서, 현재 한국 콘텐츠의 성장과 이슈화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980년대 X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문화는 외국의 것을 많이 연구하고 습득하여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낸 결과라는 사실을 강조하셨습니다. 즉, '해석'과 '혼합의 힘'이 우리의 주요 역량이지, 우리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국뽕'에 가득 차 우리의 문화유산이 뛰어나며 이제야 인정받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으셨습니다.


정말 높은 통찰력이 느껴졌습니다. 리스펙!




우리가 지금 한국 전통 예술 콘텐츠로 백자, 청자, 한복, 민화, 색동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공예 문화의 침체를 가져왔으며, 대학에서도 많은 공예학과가 사라지고 있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전통문화유산들이 현재의 우리 문화에 스며들지 못한, 새로운 콘텐츠로의 융합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전통 공예 문화는 전시를 통해 보기만 하는 박물관화된 전통이 아니라, 전통문화의 미를 간직한 채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공예)를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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