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TO BE YOU AND ME'
작년 연말, 빈티지 샵에서 아주 흥미로운 중고 동화책을 발견했다. 바로 1974년 출판된 'FREE TO BE YOU AND ME'. 거의 50여 년이 된 책을 펼쳐보고 깜짝 놀랐다. 이야기와 시뿐 아니라 다양한 악보와 일러스트부터 짧은 편지를 그대로 스캔한 것까지 말 그대도 '짬뽕탕'처럼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버무려 저 있는 게 아닌가. 요즘 책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신선한 구성이다.
따로 카테고리도 없어서 악보나 이야기끼리 모아놓지 않고 의식의 흐름처럼 이게 나왔다, 저게 나왔다 한다. 그럼에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는 게 놀라웠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책이지만 모두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니 그런 느낌을 주는 게 아닐까? 물론 편집자의 치밀한 계산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여러 방식으로 주제를 전달함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했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형식이 아니라 그 내용에 있다. 책의 주제인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를 다양한 깊이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나를 바꾸려 들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고 멋지다고 말하는 노래가 있는가 하면,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 아이의 심경이 자세하게 담긴 이야기까지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도 있다. 마치 단짠단짠처럼 가볍고 묵직한 이야기가 교차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책을 붙들고 울고 웃으며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찾아보니 오랜 세월 사랑받은 베스트 셀러 중의 베스트셀러였다! 무려 지금도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나의 자녀와 손자가 함께 보며 자란 책이다'라는 후기가 많다. 뭉클하다. 한 편으로는 오래전부터 미국이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과 가치에 주목해 왔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노래가 유튜브에도 있다! 듣다 보면 나도 막 들판에 있는 것 같고, 뛰어다녀야 할 것 같은 The New Seekers의 'Free To Be... You And Me'
https://www.youtube.com/watch?v=nCUGMMEF2Z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