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기 전에는 몰랐던 McNally Jackson Books의 반전 매력
일반적으로 그림책에 특화된 곳이라면 어떤 공간이 떠오르는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굿즈가 가게 곳곳을 도배하거나 형형색색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든지, 하다못해 어린이 전문 서점쯤은 되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가. 허나 놀랍게도 고급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뉴욕의 독립 서점, '맥널리 잭슨(McNally Jackson Books)'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점은 1층과 지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1층에는 뉴욕에서 북카페를 선도한 책방답게 카페가 한편에 자리한다. 한 때 잡지를 만들던 사람으로서 살펴보게 되는 잡지 코너도 남다르다. 다소 파격적인 구성이나 제본 방식의 독립 잡지들이 유독 많았다. 1층에 다른 코너에 있는 아트북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본격적으로 어린이 도서들이 펼쳐진다.
서점을 여러 군데 방문하다 보면 보통 비슷한 책들이 있기 마련인데, 처음 보는 책들이 많았다. 기대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책들 덕에 '이런 그림책도 있구나', '요새는 이런 이야기도 그림책으로 나오는군'하며 돌아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번 뉴욕 여행을 함께 했던 지인도 유독 이곳의 어린이책 코너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그만큼 볼 것이 많았다는 소리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지난번 후기를 남겼던 그림책 'BODIES ARE COOL'도 여기서만 볼 수 있었다. 전형적인 연쇄적 플롯이지만, 결말이 단순한 교훈이 아니어서 매력 넘치던 'How little Lori Visited Time square'와 다양한 형용사가 캐릭터로 변신한 'Mr.Men'시리즈는 이곳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그림책이다. '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와 같은 베스트셀러도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책부터 최신 경향이 깃든 '요즘 책'까지 골고루 갖춰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 물론 여기서만 볼 수 있는 힙한(?) 그림책에 더 눈이 가긴 하지만.
교육 업계에도 사회 이슈나 기호를 반영하는 트렌드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은 그 변화를 손쉽게 느낄 수 있는 매체다. 창비의 히트 도서 '아홉 살 마음 사전'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고 표현할 수 있길 바라는 오늘날의 부모 마음에 적중했기에 성공했으리라. 맥널리 잭슨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전 세계 최신 트렌드가 모여드는 뉴욕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다.
맥낼리잭슨 서점을 창립한 '사라 맥널리'는 이곳이 뉴욕 서점 문화의 중심이자 아름답고 창의적인 책방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기대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어린이책이 있던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면 그녀는 성공한 셈이다. 반전 매력 덕분인지, 뉴욕에서 가장 인상적인 책방이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반할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