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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석 Jul 01. 2023

행복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

(송준석, 스타북스, 『마음의 숲을 거닐다』 2023)

 우선 산뜻한 책표지가 마음에 든다. 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먼저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게 표지와 디자인이다. 목차를 대충 훑어보고 눈가는 대로 서너 꼭지 읽어 보니 내용이 예사롭지 않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옛말이 빈말이 아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좀 뜻 밖이었다. 한국사마천학회 행사 때 같이 참석했던 저자한테서 직접 받은 책이다. 나는 이런 에세이류보다는 인문 역사책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책을 선물 받은 덕분에 좋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송준석은 내 지인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교육학과 인문학을 가르치는 현직 교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삶 속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을 토대로 무엇이 행복이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깊이 성찰하며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장마다 10개씩 모두 100 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한 꼭지는 2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과 그림 한 점씩이 실려있어 2~3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간결한 필치로 저자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이야기로 풀어쓴 글들은 재미있어 누구나 쉽게 잘 읽힌다.      


 이 책이 독자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독특한 점은 책에 삽입된 그림이다. 저자와 친분이 있는 중견 화가 10명의 작품 100점이 꼭지마다 1점씩 실려있다. 그림은 행복을 표현한 작품들로 이 책 주제에 잘 맞는 콜라보 색채 편집이 돋보인다. 글을 읽으며 간간이 채색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저자는 첫 장에서 “행복이란 향수와 같다”라는 에머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어머니가 주신 향수 선물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어머니가 저자에게 향수를 선물하면서 건넨 말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조금씩 몸에 뿌리라”라는 것이었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뿌린 좋은 향수 냄새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 바이러스처럼 퍼져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선물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상을 지혜롭게 살았던 옛 선현들의 경구를 끌어들여 자신이 그동안 교육현장 등에서 겪고 경험으로 얻은 성찰을 행복론으로 연결하고 있다. 행복에 관한 제 선현들의 이야기는 동서양과 시대를 뛰어 넘나 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철학자, 시인, 정치가, 학자, 상인, 군인, 부자, 가난한 자 등 모든 사회계층을 망라하고 있다. 토머스 제퍼슨, D. 카네기, 빈센트 반 고흐, 플라톤, 틱낫한, 찰리 채플린, 요한 호이징하, 김구, 박지원, 임제 선사 등은 우리 귀에 익은 이름이지만 무샤코지 시네야, 조섭 머피, 마크 네포, 사무엘 골드윈, 나단 사와이, 린 피터스 등은 나에게는 낯설게도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낯섦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라는 뜻의 아프리카 격언 우분투! (UBUNTU)“와 ”경청을 기반으로 한 소통은 행복하다”라는 탈무드의 경구, 명심보감, 불가의 일체유심조 등 수많은 동서양의 속담, 잠언, 경구 등을 저자가 일상에서 평소 생각하고 느껴온 행복론과 연계하여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또 그동안 자신이 행한 잘못된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에 대하여 솔직히 고백하며 성찰하고 독자들에게 더 나은 행복의 길로 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매 꼭지 글 말미에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씩 묻는 것도 잊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어떨 때 가장 행복하신가요?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뭐인가요? 이런 독특한 이야기 구성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어진다.      


 한 가지 흠을 굳이 지적하자면 이 책 제목 “행복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이 오래전에 번역되어 한국 독자에게도 잘 알려진 잭 콘필드의 번역서 똑같다는 것이다. 그거야 뭐 출판사에서 잘 알아서 제목을 정했을 테니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아무렴 어떠랴. 책 제목이 그만큼 매혹적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한 번에 다 읽어 버릴 책은 아닌 것 같다. 어릴 적 눈깔사탕을 오래 먹으려고 입속에 넣고 살살 침에 녹여 먹듯이 베개 머리나 식탁에 놓아 두고두고 조금씩 읽어야 할 책이다. 일상의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매일 한 꼭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양식으로 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요즘 같은 각박한 물질 만능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 행복을 찾아 떠나는 마음 여행서다. 이번 여름휴가에 한 권씩 들고 마음 여행을 떠나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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