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직 철이 없는 걸까?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1년짜리 계약직으로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을 선택했다.
케냐나 남아공처럼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니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콩고 공화국이다.
콩고는 두 개다. 민주공화국과 공화국. 나는 ‘콩고 공화국’ 브라자빌에 살고 있다.
이곳에 온 지 벌써 7개월이 다 되어간다. 불어 한 마디 못하는 내가,
낯선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 있다.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투정하지만, 사실 얼마나 내 뜻대로 살아왔는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곳에서 얻는 것은 늘 고달프고, 고생해서 얻은 것들은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서 자꾸 ‘포기’하게 된다. 욕심을 버리니 마음은 한결 편하다.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고, 곰팡이가 자라며 낡은 벽과 바닥.
‘여긴 어디, 나는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스쳐가기도 한다.
그래도 이곳에는 드높은 하늘과 푸른 숲이 있다. 바퀴벌레, 도마뱀, 개미, 그리고
이름 모를 벌레들이 가득한 곳.
외국인에게 친절하지 않고, 늘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하는 곳.
그럼에도 나는 이 땅에 애정을 품으며, ‘살아남기’를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