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슈베르트가 보낸 두 번째 편지

슈베르트가 보낸 편지

by 황선형

2028. 12. 빈


민철은 중앙묘지를 빠져나와, 슈테판 회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긴 여운이 가슴 깊숙이 내려앉은 상태였다.


민철 : 슈테판 회장님, 안녕하세요. 건강은 좀 어떠세요?


슈테판 : 민철 회장, 어서 오게. 연주는 실황으로 봤네. 진짜 대단한 무대였어. 자네에겐 미안하고 또 고맙네. 솔직히 말하자면, 자네 아니었으면 그 엄청난 미션을 누가 해낼 수 있었겠나. 진심으로 축하하네. 성공적인 초연이었어.


민철 : 아닙니다, 회장님. 그 미션을 제게 맡겨 주셨기에, 저는 온 힘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느낌입니다.


슈테판 : (잠시 말없이 민철을 바라보다가) 그래… 그런데 말이야, 자네에게 줄 게 하나 더 있다네.


민철 : 네? 뭘요?


슈테판 회장은 힘겹게 몸을 움직여 침대 옆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서 오래된 편지봉투 하나를 꺼내 민철에게 건넸다. 그 편지봉투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첫 번째 편지의 미션을 수행한 자만이 이 편지를 열 수 있습니다.”


민철 : (놀라며) 이건… 설마, 슈베르트가 보낸 두 번째 편지…?


슈테판 : 그렇다네. 난 그걸 읽을 자격이 없었네. 처음부터… 자네가 이 미션을 성공하면 넘겨주려 했지. 그래서 지금까지 기다렸던 거야.


민철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 묻지 않았다. 그 편지는 이제 민철만의 몫이었다. 다음 날, 민철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하늘은 아득히 펼쳐져 있었다. 기내는 조용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이 잠에 들었지만, 민철은 도무지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민철은 머리 위의 독서등을 켜고 조용히 안주머니를 열었다. 그 안에서 꺼낸 것은, 바로 ‘두 번째 편지’였다. 민철은 천천히 봉투를 열었다. 손끝으로 닿는 오래된 종이의 감촉, 그리고… 편지의 첫 문장. 민철은 눈이 커졌다. 입술이 굳게 다물렸다. 민철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외,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그 편지 속에 적힌 것은 단순한 글이 아니었다.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이었다.


이렇게 슈베르트가 보낸 첫 번째 편지는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시켰고, 이제 두 번째 편지가 또 다른 문을 열고 있었다.


keyword
이전 23화23. 슈베르트의 美완성교향곡 베토벤에 헌정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