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York) 여행 핵심 스팟 5곳
해리포터 승강장으로 유명한 런던 킹스크로스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 반 정도 북쪽으로 향하면 요크에 도착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런던 생활 동안 하나라도 더 보고 더 경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부부는 주말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요크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요크는 런던을 제외하고 영국에서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 중 하나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볼거리는 다른 도시보다 더 풍부하다. 특히, 도시 곳곳을 걸으며 왜 사람들이 요크 여행을 '중세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라고 묘사하는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런던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가진 중세시대로의 시간여행, 요크 당일치기 여행 코스를 기록한다.
요크 시티 월즈는 중세 시대에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오늘날에는 요크라는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공공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요크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성벽을 따라 걷기로 했고, 역에서 나와 미크레이트 바(Micklegate Bar)로 향했다. 이곳이 요크 시티 월즈의 입구이자, 역사의 문이 열리는 시작점이다. 여기서부터 보스로우 레인(Bootham Bar)까지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약 15분간 요크의 붉은 벽돌 건물들과 고풍스러운 지붕들이 펼쳐지며 중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수백 년 전 도시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성벽을 걸으며 과거를 그대로 보존한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감상하는 것, 이것이 요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보스로우 레인(Bootham Bar)에서 성벽을 내려와 길을 건너면 요크 민스터가 눈앞에 펼쳐진다. 요크 민스터는 영국 최대의 고딕 성당으로, 그 웅장한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다. 성당 앞 광장에서 바라보는 요크 민스터는 굉장히 아름다웠는데, 건축물 디자인의 디테일과 더불어 높이 솟은 첨탑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성당 외부에서만 봐도 그 아름다움은 충분히 느껴졌지만, 사실 요크 민스터의 진정한 매력은 내부의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 있다. 창세기에서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성경의 이야기를 311개의 작은 유리 조각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이 창문은 교회 장식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 작품에 가깝다고 한다. 또한 요크 민스터 앞 딘스 공원(Dean's Park)도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요크 민스터를 뒤로하고 우리는 쉠블즈 거리로 향했다. 쉠블즈는 요크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중 하나로,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좁은 골목길이다. Shambles라는 단어는 '도살장'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시작되었는데, 사실 이 거리는 1800년대 푸줏간 거리였다. 15세기 튜더(Tudor) 양식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다른 시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건물들이 거리로 튀어나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이는 차양처럼 햇빛을 가려 고기를 오랫동안 보존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해리포터 팬이라면 이곳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쉠블즈는 해리포터의 다이애건 앨리(Diagon Alley)의 영감을 준 거리로 알려져 있다. 가게들 하나하나가 마법의 상점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진 찍기에도 완벽한 장소다.
쉠블즈 거리를 지나 조금만 더 걸으면 요크 캐슬 뮤지엄에 도착한다. 이곳은 요크의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한 박물관으로, 다양한 역사적 전시물들이 가득하여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중세 빅토리아 시대의 거리를 재현한 전시관은 건물들과 마차는 물론, 건물 안 가게마다 아주 잘 구현해 놓아서 보는 내내 흥미로웠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드는 전시관을 걸으며 당시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배우들의 퍼포먼스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다. 입장권은 성인 기준 £17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참고로 뮤지엄 바로 앞에는 클리포드 타워(Clifford’s Tower)가 있는데 이곳은 요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로, 요크성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뮤지엄 앞에서 멀리 클리포드 타워가 보이게끔 사진을 찍으면 아주 예쁜 그림이 나온다.
박물관을 구경한 후에는 디저트 타임, 요크에서 가장 유명한 베티스 카페 티룸으로 향했다. 이곳은 1919년에 문을 연 이래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전통적인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파티시 에클레어(Pâtisserie Eclair)와 요크셔 티(Yorkshire Tea)는 꼭 맛봐야 한다. 우리 부부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이곳에 왔기 때문에 애프터눈 티(£30) 대신 스콘과 티를 함께 맛볼 수 있는 요크셔 티(£13.5)를 주문했는데, 맛도 있었고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티타임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참고로, 우리는 이날 점심식사를 쉠블즈 마켓(야외 푸드코트 형식)에서 이것저것 골라먹었는데 여기서 점심식사를 해도 좋을 듯하다.
도시를 둘러보며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눈에 들어온 곳이 있었는데, 슬러그 앤 레터스 요크 리버사이드 지점이었다. 슬러그 앤 레터스는 영국의 유명한 펍 체인점으로, 요크 리버사이드 지점은 강변에 위치해 아름다운 뷰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영국사람들로 가득한 요크의 강변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 이곳을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좋은 장소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