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당대에 다 이루려 하지 말 것
사람들은 당대에 무엇인가를 다 이루려고 하지만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겨우 점 하나를 찍고 갈 뿐이다. 그나마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소한 개인사에 얽매여 살다가 점 하나도 찍지 못하고 간다.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며 찍어놓은 점들이 이어져서 만들어진 것일 게다. 그러니 그 중 유명해진 한 사람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강물처럼 도도하게 흘러가는 것이 역사다. 점과 점들이 모여서 큰 그림을 만들어내는 모자이크화 같은 것이 역사다.
학자들은 당대에 무엇인가를 다 이루어 놓으려고 하지만, 공부하는 일 역시 이 세상에 살면서 겨우 아카데미라는 돌탑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올려놓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가끔 뉴튼처럼 획기적인 돌을 쌓아올려서 돌탑의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많은 학자들의 공부를 기반으로 그것을 비판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기도 하며 함께 인류지성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수도 없이 태어나고 세상을 살다가 떠나간다. 그렇게 면면이 이어지는 생명의 힘이 세상을 만들고 있다. 아무리 써도 다 없어지지는 않는 생명의 힘이 인간 역사의 힘이다. 절대로 혼자서는 못한다.
그러니, 제발
당대에 다 이루려 하지 말자.
老子 6
谷神不死, 是謂玄牝.
우묵한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아
뭇 생명을 탄생시키는 어머니거든.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그래서 어머니는 천지의 뿌리라고 불리워지지.
綿綿若存, 用之不勤.
어머니가 세상에 낳아놓는 생명들은
계속 계속 이어져서 항상 있는 것과 같구나!
아무리 써도 다 없어져서 곤란할 일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