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소이 May 18. 2024

마법의 물약

아파?

내가 정성껏 만든 마법의 물약을 줄게.

그 물약은 햇살처럼 빛나는 노랑,
저녁 하늘을 닮은 보랏빛의 힘을 담았어.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한 모금이면 병이 싹 나을 거야.      


그래?

너는 이 물약을 나에게 주는구나.
이 물약은 진득한 가래 같은 노랑,

파리하게 꺼져가는 죽음과 같은 보랏빛이야.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무섭고도 잔인한 빛을 발하며,

나에게 죽음에 가까워지라 손짓하네.


아니야,
그건 네가 보기 싫었던 너의 다른 한쪽일 뿐.

이 마법의 물약은 그렇지 않단다.
날 마셔보렴, 그러면 너의 영혼이 새롭게 태어날 거야.






숲의 속삭임



넌 울창한 숲의 가장 깊은 골짜기 속에서 그녀를 만났어.

병들어 파리한 보라색 눈빛이 네 아랫배를 차갑게 만들어, 도망치고 싶었지.

숲의 나무들이 속삭여, ‘도망쳐! 그녀는 널 삼키고 말 거야’



어떤 느낌이었을까, 처음 이 숲에 발을 들였을 때의 나.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마음으로 그녀를 마주했을 때, 나는 이미 내 운명을 예감했을까?



“이 물약은 단순한 약이 아니야,” 그녀의 가래 묻은 노란색 입술이 말했어.

“너처럼 병든 영혼을 치유하는 마법이 담긴 신비의 성배이지.”


목소리는 마치 천년을 살아온 듯한 깊이를 가지고 있었어.






빛의 소용돌이



나는 왜 그녀의 말을 믿었을까? 내 안에서 무언가가 속삭였어. 믿으라고, 이 순간을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그건 내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한 자기 최면이었을지도 몰라.




“마시겠니? 이제 마실 수 있겠어?” 그녀는 물약을 너에게 쥐어주려 해.

공포보다 앞서는 호기심이 널 그 물약에 이끌었지.


너는 조심스레 물약을 마신다.

입 안에서 퍼지는 달콤하고 시원한 맛,

마치 여름날 노랗게 빛나는 수박과 해바라기 씨앗의 맛 같지.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이 변할 것을 느꼈어. 하지만 정말로 변할 수 있을까? 내 영혼은 이미 너무 깊이 병들어 있었는데...



그러자, 네 아랫배에 우주의 신비와 축복이 깃들어,

너는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랐지.

온몸에서 주황색 빛이 뻗어 나와 세상을 밝히기 시작했어.


모든 고통과 슬픔이 네 영혼에서 빠져나가는 걸 느꼈어.

그리고 새로운 감각이 온몸을 타고 흘렀지.

두려움과 불안이 사라지고, 희망과 기쁨이 차올랐어.

빛나는 별들이 네 주위를 맴돌며, 널 축복했어.



정말로 변할 수 있을까? 이 빛이 나를 완전히 치유해 줄까?



네가 그 빛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자,

그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어.



“이제 넌 자유야.”






반짝이는 공포



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두려웠어. 그녀는 전설 속 구미호임에 틀림없지, 내 간을 빼먹으려고 아랫배부터 아프게 만든 거야. 나는 정말 이 물약을 마셔도 되는 걸까?



너는 힘껏 도망치려 했지만, 숲은 널 내버려 두지 않았어.

그녀는 전설 속 구미호임에 틀림없지, 네 간을 빼먹으려고 아랫배부터 아프게 만든 거야.


그러나,


“그 빛, 왜 반짝이는 걸까?” 네 목소리는 떨렸지만, 호기심이 공포를 이겼지.


그녀는 천천히 손을 들어 물약을 빛 속으로 올렸어.

그 순간,  물약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빛이 숲을 따스한 하양으로 밝혔지.


“이 빛, 희망, 사랑, 감사! 네가 본 병든 빛은 그저 네 두려움이 비친 것뿐이야.”






영혼의 항해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 공기가 변하기 시작했어.

숲의 나무들이 속삭이기 시작하고, 그녀 주위로 떠도는 보랏빛 기운이 네 온몸을 감싸 안았지.

순간, 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어.


“병든 영혼을 치유한다는 건, 너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지.”



나는 그 순간 정말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까? 아니면 단지 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런 척했을 뿐일까?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네 아랫배를 짓누르지 않았어. 마치 오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하게 느껴졌지.






자유의 선언



“이제 넌 자유야”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어, 그 어떤 흔적도 없이.


넌 새로운 힘을 느끼며 왔던 길을 따라 숲을 걸었지.

나무들이 네게 인사를 건네고, 꽃들이 널 향해 고개를 숙였어.



나는 정말 자유로워졌을까? 내 영혼은 이제 정말로 편안한가?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알에 갇힌 것일까?



더 이상 아프지 않아. 더 이상 두렵지 않아.


마법의 물약 덕분에, 넌 숲과 하나인 존재가 되었지.






숲의 심장에 다다른 넌, 새로운 집을 지었어. 그리고 새로운 목소리를 가지게 되었지.


이제 너는 더 이상 숲의 방문자가 아닌, 숲의 심장에서 숲의 일부가 되었어.


모든 이야기는 이제 이 숲에서 시작하여 그 안의 모든 생명과 함께 숨 쉬고 있지.


이 마법의 숲은, 이제 너의 영원한 집. 영혼의 안식을 가져다줄 성소가 되었어.





마법의 물약



https://youtu.be/LYTbGh99bYA?si=PQ3M3EgUn1UosLym

배경 음악으로 들으셔요 ^.^ (제가 동영상에 출연하진 않습니다! ㅎㅎ)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매거진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