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제로

by 김소이

늦은 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나

세탁기에 널린 빨래를 걷다보니

떠오르는 러브호텔의 쿰쿰한 수건


어쩌면 우리집 빨래 저놈은

누더기가 될락 말락

러브호텔의 한 구석이 어울릴지도


속호주머니 안의 축축한 영수증이

그 날 밤의 흐릿한 추억 속에

또 무엇이 들어있었나?


겉호주머니에는 무엇이 있나?

붕어빵 부스러기

닦다 만 휴지쪼가리!


이제는 무엇도 없을 바깥 주머니

닦다 만 휴지쪼가리의

차디차게 말라 비틀어진 러브젤, 제로, 러브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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