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30의 시작 그리고 만 나이로 30까지, 30대 초반의 방황과 혼란의 시기에 내면을 바라보며 쓴 글이다. 온전히 만족할 수 없더라도 성실하게 생활해왔다. 그럼에도 알 수 없는 불만족감에 허덕인다. 갑갑함에 숨 막혀 당장이라도 꼴까닥 하고 숨이 넘어갈 지경에 처하자, 저 심연의 밑에서 끝을 알 수 없이 솟구쳐 올라오는 '악'소리 나는 내면의 갈등을 파헤치고자 했다.
처음은 단순했다. 잠을 자도 자도, 심지어 종일 자도 졸리다.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러야 겨우 잠에서 깨어 날 수 있다. 그저 생활상 늘어가는 피곤함으로 치부하니 생활 반경은 좁혀져만 간다. 거울은 나날이 푸석해져 가는 몰골을 비춘다. 문득! 갈수록 생기와 활력을 잃어가는 하루하루에 의문이 든다.
대체 내가 자는 잠은 정말 잠인가? 심해와 같이 깊고 깊은 잠에 빠지지만, 온몸을 찍어서 짓누르는 잠이다. 억눌리고 짓여겨지는 수면상태로 빠져드는 잠은 전혀 개운하지 않다. 오히려 고단함으로 하루를 시작하도록 하고 몸이 날이 갈수록 무겁다. 몸뚱이는 피식거리고 뭐 하나 지탱하기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기에 굴러가는 일상을 반복하다가 비린내 나는 고뇌를 시작한다.
어느 날 벌떡 잠에서 깨어나듯이 알게 된다. 깨어도 깬 상태가 아니었음을 분명하고 명료하게 알게 된다. 내 안의 갈망들과 소망들이 묻히고 흩어져, 뿌옇게 시야를 흐려 버린 채 살아왔음을 말이다. 잊힌 것들을 깨우지 못한 채 소망하는 바에 도달하지 못하고 배회하고 길을 잃은 상태였음을 말이다.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잠으로 도피하는 잠을 충전이고 정화라고 착각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음을...
인생의 변곡점에서 섰다. 지나온 길에 더 길들여지면 끝장이라는 위기와 함께 흘러가는 시간성에 대한 초조함과 집착으로 기존의 가치관, 신념 등이 산산조각이 난다. 조각 난 틈새로 겨우 숨통을 튀우는 듯했으나, 삶을 전환하지 못한 채 만족스럽지 않은 그저 그런 날을 축적하고 퇴적해왔음을 다시 한번 깨닫자 불쾌감들이 솟구치면서 꾸역꾸역 삼켰던 것들이 역류하면서 폭발하고야 만다. 분출하는 감정은 쏟아내고 쏟아내도 철철 넘쳐흐른다.
한바탕 게워내며, 뒤집어 버리니 기괴하다. 발굴된 내면의 요구는 양극단에 붙잡혀 침몰하여 침잠하고 있었다. 표피를 깨트리고 나니 관조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기만과 궤변을 응시하고 껍질을 벗어던져야 할 때임을 직감한다. 동시에 통합과 양립해야 할 시기가 찾아온 신호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