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침이 찾아왔다. 알람은 끔찍하게 들리고 막바지까지 눈을 붙이며 기상을 미룬다. 겨우 씻을 시간만 촉박하게 남겨두고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보지만 손가락 한 마디 조차 들어 올릴 힘이 없다. 축 늘어진 사지를 흐느적거리며 침대에서 간신히 빠져나온다.
억지로 일으킨 몸을 끌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대충 고양이 세수를 하고, 머리는 채 감지 못한 채, 씻어도 씻은 것 같지 않은 얼굴로 나온다. 눈에 보이는 옷 중 아무거나 주워 입고, 부스스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맨다. 그리고 신발을 허겁지겁 꾸겨 신는다. 길을 나서기 전 찰나 거울에 비친 꼴이 과간이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몰골을 외면한 채 길을 나선다. 태생이 게으르다는 핑계 삼아 시간 부족이라며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대낮에도 불쑥 잠이 들이닥친다. 졸리다는 기새를 알아차릴 새도 없이 강제로 수면이 이루어진다. 쿵! 잠깐이라도 긴장을 놓치는 사이로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덜컹거리는 버스든, 지옥철이든, 사무실 책상 앞이나, 앉으나 서나, 어김없이 급속하게 확 퓨즈가 끊겨 버리고 눈꺼풀은 굳게 닫힌다. 세상과 연결이 끊겨버리자 잠은 잽싸게 지구 핵 끝까지 끌고 들어간다. 그리고 육중한 잠의 무게로 묻어버리고 짓이기고 짓누른다.
수없이 잠에 시달리다, 집에 도착해서야 그나마 편안히 눕는다. 잠시 누운 대가로 청하지도 않은 잠에 취해 일찍이 잠들어 버린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순식간에 자고 있다. 난 이토록 고단하다. 이렇게나 힘에 부친다. 체력 부족이라, 운동 부족이라,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 잠이 많은 탓일 꺼라. 이래저래 현 상태의 이해를 구해본다.
더 많이 자면 괜찮을 것이라 기대하고 단잠을 소망한다. 수없이 반복하다가 단잠은커녕, 오히려 온몸이 더 기력이 없어지고, 몸뚱이가 끝을 알 수 없는 데까지 가라앉는다. 잠의 깊이와 무게는 가늠이 되지 않고 기분까지 저 밑까지 내려 앉히고 만다.
한때의 잠은,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감정정화를 이루어주는 가장 달콤하고도 빠른 방법이었다. 불쾌하고 불필요한 감정을 손쉽게 달래주고 감정의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 내주는 최선의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잠을 청한 뒤 일어나면 이전의 기분은 싹 가셨다. 그런데 더 이상 잠이 가져오는 회복력도 개운함도 없다.
잠은 일상의 대부분을 집어삼키고 시간을 허비하는 과하디 과한 무언가가 되었다. 과거의 정화 역할에 한번 속고, 체력을 보충하는 수단이라는 허울에 두 번 속아 알아보지 못했다. 더 이상 눈만 떴다 감았다 하는 날들로 하루를 마감하고 싶지 않다. 퇴근 후의 시간을 잠에 쏟고 싶지 않다.
* 여러분의 수면의 질과 양은 어떠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