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게

(Perge)

2024년 10월 30일

바르나바(Barnabas)와 바울로(Paul)가 예루살렘을 떠나 요한(John)과 함께 안타키아(Antakya, Antioch)에 갔다가 키프로스 섬의 살라미스(Salamis)와 파포스(Baf)를 거쳐 오늘날의 튀르키예인 소아시아 남부 팜필리아(Pamfilya)의 페르게(Perge), 피시디아(Pisidya)의 안타키아, 이코니온(Konya), 리스트라(Listra), 데르베(Derbe), 그리고 안타키아로 돌아오는 첫 번째 선교 여행(서기 45-49년)을 다녀왔다.

로마 극장

튀르키예 남부 도시 안탈리아(Antalya) 근처에 있는 페르게는 헬레니즘과 로마 문명의 주요 중심지였으며, 아나톨리아 반도 전체에서 가장 잘 갖춰진 로마 도시이기도 하다. 인류 최초의 철기 문명으로 알려진 히타이트(Hitit) 왕국이 기원전 1,000년 경 세운 도시 페르게는 기원전 2세기 그리스와 로마 통치 시기에 문화적‧종교적 중심지가 되었다. 악수(Aksu) 강을 중심으로 해안과 내륙을 잇는 무역 거점인 페르게에는 극장(Tiyatro), 경기장(Stadion), 목욕탕(Hamami), 분수(Nymphaeum), 바실리카(Basilica, 로마의 공공건물, 기독교의 성당), 아고라(Agora, 광장) 등을 갖춰져 있었고, 계속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날까지 상당히 잘 보존된 편이다. 4-5세기에는 초기 기독교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다.

로마 문

약 1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로마 극장은 세 개의 층으로 나뉘어 신화의 장면들을 부조로 장식했는데, 가운데에는 디오니소스(Dionysos)가 새겨져 있다. 약 15,000석 규모의 경기장은 양쪽으로 객석이 있다가 U자 모양으로 이어졌으며, 관중석 아래 70개의 아치형 하부 공간에는 상점과 작업장, 그리고 관중석으로 들어가는 9개의 문이 있다.

로마 경기장

도시의 남쪽에 있는 두 개의 성문은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 중 헬레니즘 문은 두 개의 거대한 원형 탑으로 기원전 3세기에 지어져 도시를 보호했다. 여기를 통과하면 상점, 분수, 조각상으로 이어지는 긴 열주형 거리가 나타나는데, 도로를 따라 수로가 있다. 건조한 기후 속에서도 산에서 수로를 따라 내려오는 물이 도시에 물을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분수로도 뿜어져 나왔다. 본래 도시는 열주형 거리 끝 산 중턱에서 시작되었으나 기원전 333년에 진격해 온 알렉산드로스(Alexandros) 대왕을 저항 없이 맞이한 이후 도시가 현재의 위치까지 확대되었다.

열주형 거리와 수로

목욕탕은 열탕, 온탕, 냉탕이 별도로 있는 모자이크 바닥의 다층 구조로서 정치‧사회적인 교류의 장이 되었다. 아고라는 기둥과 상점으로 둘러싸인 곳으로, 물품을 거래하고 정치‧사회적인 모임의 공간이 되었다. 아고라 중앙에는 분수대로 추정되는 원형 건물이 있고, 그 아래에는 냉장 시설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페르게 유적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추가되었다. 

아고라와 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