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지말라_송길영

관찰하라,관찰하라,관찰하라.........그리고 ...... 상상하라.

by 진심발자욱

밤이 늦었다. 그런데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 꼭 이 책에 대한 북리뷰를 남겨야만 할 것 같아서다.

상상하지 말라

왜냐고?

최근 내개 엄습해 왔던 불안감을 함께 공감해 준 책이어서가 바로 그 이유다.


솔직히 처음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쳤을 때는 사지 않을 것이라고 한켠에 밀쳐 놓았다. 사고 싶은 다른 책들이 더 중요하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다른 책들이 더 그럴 싸해보이고 더 멋져보여서라고나 할까?

처음 서문을 보면서도 내용이 너무 평이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뭐 이런 신변잡기 적인 책이 있나 싶어 좀 얕잡아 보였던 것 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사고 싶다고 핸드폰 메모장에 메모를 해놓았을 때는 분명 이유가 있었겠지 싶어서 다시 한 번 책을 훑어 보았다. 그런데 아뿔싸... 작가의 넋두리 아닌 넋두리가 내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불안감과 유사한 것이다. 내가 어디선가 공감 받고 싶었던 그 불안감... 요즘 들어 나도 모르게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불안감을 그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에 묘한 동질감과 함께 이 불안감을 어떻게 풀어나가지는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냉큼 책을 사들고 와서 반나절만에 한권을 뚝딱 읽어버리고서는 북리뷰도 오늘 안에 써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나 지역과 계층 등 자신이 속한 모든 집단의 문화와 사고방식에 젖어 산다. 그 틀에서 생각하다 보니, 아무리 고민을 거듭해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일쑤다. 창의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틀안에서 사고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지식, 우리의 기득지가 새로운 일을 하는데 오히려 짐이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속에서 쌓인 이해는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으로 켜켜이 쌓여가지만, 때로는 나의 기득지가 지금의 세상과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우리는 때때로 인지한다. 기술과 삶이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지난 상식은 어느 덧 유효기간을 다하고 있다.

소위 '감이 떨어졌다'거나 '이제 나는 트렌디 하지 않다'고 한탄할 때가 딱 이런 상황이다. '나도 왕년에 잘나갔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봐도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만약 트랜디함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현 시대와의 차이만큼 나의 경쟁력이 줄어듦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어찌보면 골치 아픈 일이다. 많이 알고 많이 경험할수록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쌓아온 경험이 오히려 허들이 되다니.
이 상황을 타개할 해법은 무엇일까?
미친 듯한 크리에이티브?
아니다.

나는 오히려 상상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함께 모여 자신의 느씸을 공유하는' 본래 의미로서의 상식을 계속 현재 시제로 유지하려면, 상상하지 말고 관찰해야 한다.
처음부터 상상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아는 것은 과거의 사회상이다. 세상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그것을 인정하자. 보고 싶은 대로, 과거의 잣대로 현재를 상상하지 말라, 지금까지는 당신의 지식이 당신을 지켜주었을지 모르지만, 그 지식이 좁고 낡은 것으로 판명 나는 순간 당신의 지식은 회사가 당신을 버리는 구실이 될지도 모르다.
그러니 버려라.
함부로 상상하지말라,
무엇을 상상하든 현실과는 다를 테니.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에 대한 타깃 고객을 찾아내려고 고군 분투하고 있는 나에게 딱 와닿는 일침이다. 그리고 과연 내가 제대로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는 이 때 이 책은 내게 많은 생각과 반성을 가져다 주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책은 언제 어느 시점에 읽느냐에 따라 작가가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달리 느껴진다. 만약 이책을 사업을 구상하는 시점이 아니라 마케터로서의 일에 매진하고 있을 시점에 읽었더라면 또다른 교훈을 얻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다시 한 번 필요한 시점에 곱씹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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