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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pg Sep 20. 2024

3. 대기업의 창조적 혁신으로의 길

스타트업과 함께 만들어 가는 혁신의 생태계



들어가며.


    최근 우리 팀에서 추진하던 신사업 2건이 무산되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정통적인 SI 기업의 주된 활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부 사업타당성 분석 심의 과정이 길어지며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고,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특히, 두 번째로 무산된 사업은 BO(*) 부서에서 시행하는 1차 사업타당성 분석에 근거할 때, 보수적으로 계산할 때 약 5년간 수주금액 1,000억 원 이상 및 사업이익 약 100억 원이 예상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는 보안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는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BO(Business Owner)
: 신규 사업(비즈니스)의 총괄 담당자, PO(Product Owner)와 비슷하지만 담당하는 단위가 하나의 제품이 아닌 하나의 사업 단위인 점이 다릅니다.


    그렇게 좋은 사업이 왜 최종 사업심의(C-level으로 구성된 심의의결기구)에서 통과되지 못하였을까?? '교육' 사업에 해당했고, 예상비용 항목 중 인건비에 대한 신뢰성이 없었다는 점, 교육 사업을 이렇게 추진하는 것(사업기획서에 담긴 추진내용)은 부적절하다는 점이 주요 이유였습니다.


    저는 이 건 외에도 맡고 있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크게 아쉽진 않았지만, 대기업의 시스템과 신사업 추진에 대해 한 번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제시한 개념 중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라는 것이 있습니다. 창조적 파괴란 자본주의 역동성의 원동력으로서 기업가의 혁신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혁신적인 기업가가 창조적 파괴 행위를 함으로써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 형태가 나타나고, 이를 통해 이윤이 창출된다는 모형입니다. 조금 더 쉽게 풀자면, 기술 혁신이 기존 레거시(legacy)를 파괴하고 새로운 어떤 것을 창조해 내며,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창초적 파괴 행위가 경제발전의 핵심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 내는 '대기업'이 이러한 창조적 파괴행위를 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일 것입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기업은 창조적 파괴가 아닌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에 의존하게 되어 시장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을 내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혁신을 할 수 없는 것일까?


    현재 제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건이 있는 데, AI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실행하는 협력구도를 짜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대기업이 가진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기술력 있는 파트너로서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 대기업도 창조적 파괴 행위에 버금가는 혁신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금 디테일하게 두 가지 형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형태는 자원 투자 형태입니다. 혁신적인 제품/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사내 직원에게 대기업이 가진 자원과 역량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기업 벤처캐피털(CVC) 같은 형태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Microsoft가 투자했고, 요즘 핫한 생성형 AI를 출시한 OpenAI, 코로나19 mRNA 백신을 만들어 낸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있습니다. 또, 내부 직원에게 투자한 사례는 Google 지메일, Amazon의 AWS 등도 있습니다.


    두 번째 형태는 사업 주도 형태일 수 있습니다. 만약, 혁신적인 제품/서비스 아이디어가 대기업 내에 있을 경우에 실행할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대기업 담당자가 BO이자 PO로 활동하며, 필요한 자원을 식별하고,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 협력하여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저희가 채택하는 방식이긴 합니다. (좀 더 정확히 제가 좋아하는 방법입니다.. 무엇이든 리드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ㅎㅎ)








일단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일단, 잠재력 있는 업체를 찾아 파트너십을 구축합니다. 대기업이 가진 우수한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단기/장기적인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많은 스타트업과 PoC 같은 실험을 진행하여 인사이트를 발굴해내야 합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이 가진 신규 제품/서비스의 테스트를 돕거나 고객을 찾아 매칭시키고, 해당 제품과 서비스가 성공적일 때 사업 파트너로서 활동하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만약, VC일 경우라면 지분을 확보하겠죠) 첨언하자면, 대기업은 스타트업에게 해당 제품/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업체가 될 것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또는, 투자에 대한 우선 거부권을 확보할 수도 있죠. (엔젤투자 단계에서 많이 확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네요)


    꼭 외부에만 파트너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 내부에서도 찾아봐야 합니다. 조직 내부의 임직원에게도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클라우스 시장 1위인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아마존에서 근무한 앤디 재시가 제안하였고, 현재 아마존 닷컴 CEO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쓰는 지메일(Gmail), 플레이스테이션, 포스트잇 노트앱도 회사 내부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될성부른 사업 아이디어를 키웁니다.


    내/외부로 찾아낸 혁신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이 되었다면,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해야 합니다. 소위 말해, '판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BO/PO가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신규 투자나 인수를 검토하거나, BO/PO가 내부에 있다면 사업화를 해야 될 것입니다. 즉, 본격적으로 'Scale-Up' 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역할을 수행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업기획/개발자로 일하며 쌓은 경험상 3가지 관점에서 사업 개발을 검토하게 됩니다. (1)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인지, (2) 고객이 돈을 쓸 수 있는지, (3)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는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저는 굳이 'BCE' 프레임워크라고 명명했습니다.)

BCE 프레임워크.
Business: 비즈니스 모델이 실행 가능한지
Customer: 고객이 돈을 쓸 준비가 되었는지
Ecosystem: 사업 성장을 위한 환경/생태계가 구축되었는지








나가며.

    Scale-Up을 하더라도 아직 갈 길은 멀 것입니다. 법적/규제 리스크 회피도 필요하고, 인력/예산도 구해야 하는 등 많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즉, 실행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겠지요.


    저는 아직 성숙한 사업의 운영 단계를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핵심 이슈나 중요한 요소를 섣불리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잘 모릅니다.ㅎㅎ.. 이 점이 저는 이직 사유로 강력하게 작용하기도 했구요..


    이번 글은 일을 해오며 경험으로 체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좀 더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고, 어떻게 보완할지 방법을 고안하는 시간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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