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그래프
경제학 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수험생이 최초로 접할 경제 그래프가 아닐까 생각한다. 생산가능곡선은 production possibilities curve, 글자 그대로 생산이 가능한(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을 곡선으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영어가 등장했는데 “굳이 영어까지 알 필요 있나, 그냥 ‘생산가능곡선’만 읽고 가야겠다.” 하는 건 그리 권장하지 않는다. 학습할 때는 ‘PPC의 특징, PPC의 이동’ 이런 식으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일단 그래프 모양부터 알아보자. 우리가 원점이라고 부르는 O 지점이 있고, 두 축이 있다. 두 축은 그냥 가로축, 세로축으로 부르면 된다. 여기서는 X, Y가 주어졌기에 각각 X축, Y축이라고 한다. 또 중요한 것이, 지금 가로축과 세로축, 그러니까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로-세로에 있어 가로부터 언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제학은 그렇지 않다. 경제학은 세로-가로로 해석할 때도 있다. 무슨 말이냐면, 세로가 증가할 때 가로는 얼마나 증가하느냐? 즉 증감의 출발점을 가로가 아닌 세로에 둔다는 뜻이다. 이게 참 머리가 아픈 게, 어떤 때는 가로에서 출발하는가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세로에서 출발한다. (뒤이어 설명하겠지만 ‘탄력성’은 계산 시 가로-세로가 아닌, 세로-가로다. 그래서 수학에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한 학생들도 처음에 꽤 헷갈려 한다.) 아무튼 생산가능곡선은 가로-세로, 세로-가로 중 가로-세로에 해당한다. 즉 가로축 증감에 따른 세로축 증감 변화분을 살펴보면 된다는 뜻이다. 단, 모든 그래프가 그렇진 않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한다.
이제 X, Y를 보자. 경제학에서는 A, B, C도 아니고 1, 2, 3도 아니고 α, β, γ도 아닌 X, Y를 쓴다. 무엇에 쓰냐면, 바로 재화다. 즉 생산가능곡선의 X, Y는 자동차와 비행기일 수도 있고, 빵과 옥수수일 수도 있다. 정리하면 두 축으로 이뤄진 평면에서 임의의 두 재화, X, Y를 생산했을 때 그 양을 곡선으로 표시한 게 생산가능곡선이다. 만약 재화를 3개 생산한다면 어떨까? 이때는 X, Y 외에 Z를 추가시키면 된다. 하지만 해석의 편의를 위해 경제학에서는 두 재화를 넘어서까지 다루지는 않는다.
아래 표를 살펴보자. 사실 원래는 표에서부터 출발해 그래프로 나타내야 하고 그게 순서에 맞지만, 우리는 ‘경제학 그래프 100선’을 다루는 만큼 그래프부터 보여줬다. 이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출발해보자는 뜻이다.
어느 국가에서 X재와 Y재를 생산하는데, 생산에 필요한 생산요소는 노동으로 한정된다고 하자. (여기서 노동을 보통 L로 나타내며, 그밖에 생산요소로 자본(K)을 언급한다. 즉 X, Y가 재화를 나타냈듯이 L, K는 생산요소를 나타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X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20단위를 생산할 수 있고, 반대로 Y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10단위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그래프, 즉 X재를 가로축에 Y재를 세로축에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반대로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 X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10단위를 생산할 수 있고, Y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20단위를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보자.
두 그래프를 하나로 나타내보았다. 이처럼 하나의 평면에 두 개 이상의 곡선이 그려질 때는 각각을 구분하기 위해 기호를 표시하는데, 편의상 A국과 B국(또는 갑국과 을국)이라 하여 위와 같이 해당 곡선 옆에 붙여주면 된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게 있다. 처음에 본 생산가능곡선은 분명 곡선이었는데, 여기서는 직선이 아닌가? 곡선과 직선은 분명 다르다. 다만 직선부터 이해하고, 곡선으로의 학습을 이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할 차례다.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A국은 주어진 노동 1,000시간과 자본 3,000단위를 사용해 두 재화 X와 Y를 생산한다. X재 1개를 생산하기 위해 노동 1시간과 자본 2단위가 필요하고 Y재 1개를 생산하기 위해 노동 1시간과 자본 4단위가 필요하다. 다음 설명 중 옳은 것은? (단, A국은 생산가능곡선 상에서만 생산한다.)
괄호 안 조건을 통해 생산가능곡선임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원점과 함께 X, Y 평면을 우선적으로 그린다. 문제에 제시된 노동과 자본은 앞에서 잠깐 소개했던 L, K를 말한다. 이걸 갖고 X, Y를 생산하는 것이므로 두 축에 L, K를 두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생산가능곡선 평면을 다루고 있음을 잊지 말자. 그러면 다음 단계는 한결 수월하다. X재 1개(단위) 생산에 노동 1시간과 자본 2단위가 필요한데, 노동 1,000시간과 자본 3,000단위가 주어졌으므로 X재는 최대 1,000개 생산할 수 있다. “자본이 1,000단위 남지 않느냐”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생산요소가 얼마 남는지에 관계없이 두 재화의 생산량만 구하면 된다. 그래서 X재는 최대 1,000개다. 같은 원리로 Y재는 최대 750개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도 노동이 남긴 하지만, 고려 대상은 아니다.
정리하면 X재는 최대 1,000개, Y재는 최대 750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를 절편, 그러니까 두 축과 만나는 지점에 표시한다. (지금 우리는 그래프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두 축 값을 파악함으로써 대강의 기준을 잡자는 뜻) 다음 단계로 생산가능곡선을 그려야 하는데, 문제를 잘 읽어보면 X재나 Y재 모두 노동은 1시간으로 동일하나 자본만 2단위와 4단위로 다르다. 한편 주어진 생산요소의 총합은 (1,000, 3,000)이다. 그러니 X재와 Y재를 각각 절반씩 생산하면 생산요소를 남기지 않고 모두 생산에 투입할 수 있다. (500, 500)인 지점도 표시해보자. 마지막으로 두 절편에서 (500, 500)에 이르기까지는 그 증감(기울기)이 일정한 형태다.
생산가능곡선을 그리면 위와 같다. 첫 그래프 연습치고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를 소개했는데, 잘 따라왔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생산가능곡선 도출을 위한 조건으로 표, 제시문, 수식 등 어떤 유형으로 나오더라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