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그래프] 2. 생산가능곡선의 기울기

by 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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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가능곡선의 기초적인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번엔 기울기를 알아볼 차례다. 두 그래프가 등장하였는데, 우선 주어진 생산요소(자원)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X재 1단위를 더 생산하려면 Y재 생산에 쓰이는 자원을 가져와야 한다. 따라서 생산가능곡선은 반드시 우하향한다. 즉 기울기는 음(-)의 값을 갖는다. 이를 가리켜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단, 우하향한다고 해서 기울기마저 같은 건 아니다. 먼저 왼쪽 그래프를 보면 X재를 1단위 더 생산함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Y재의 양이 점차 커짐을 알 수 있는데, 이를 기회비용이 체증한다고 표현한다. 원리는 이렇다. 처음에는 Y재만 생산하다가 X재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니, X재 생산을 좀 늘린다고 해서 Y재 생산에 별 영향을 주진 않는다.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Y재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X재 생산을 늘리다 보면 Y재 생산에 적합한 자원까지 X재 생산에 투입해야 한다.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Y재가 커지는, 즉 기울기가 점차 가팔라지는 형태가 된다.


경제학에서는 생산가능곡선의 기울기를 한계변환율(MRT)로 측정한다. MTR는 Marginal Rate of Transformation을 줄인 것인데, 이어서 한계대체율, 한계기술대체율 등 비슷한 용어가 나오는 만큼 꼭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계변환율’이라는 용어도 알아두어야 하고, 이것이 (MRS도 아니고 MRTS도 아닌) ‘MRT’라는 것도 꼭 알아두어야 한다. 경제학 후반부에 가면 이렇게 친절하게 하나하나 해석하지 않고 ‘MRS=MRT’ 이렇게 수식만 딱 소개하고 끝난다. 즉 MRS와 MRT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론이 도출되기에 여기서 강조한 부분들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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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는 어떨까. MRTXY란 X, Y 두 재화에 대한 한계변환율을 나타낸다. 한계변환율이 기울기라고 했으므로, B점에서의 한계변환율은 곧 생산가능곡선의 기울기와 같다. 또한 위와 같이 한계변환율이 점차 커지는, 즉 Y재로 표시한 X재 생산의 기회비용이 점차 커지는 경우를 가리켜 ‘생산가능곡선이 오목한 형태를 띤다’고 해석한다. (참고로 오목의 반대는 볼록인데, 미시경제학 초중반에 소개할 무차별곡선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제 다시 처음 소개한 오른쪽 그래프를 보자. 우하향하는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기울기는 일정하다. 기울기가 일정하다는 말은 직선을 뜻한다. 앞으로 수없이 반복하고 또 강조하겠지만, 경제학은 사회과학이기 때문에 만고불변의 진리를 담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하루 밥을 세 끼 먹는다고 해서 꼭 세 끼만 먹겠는가? 경제학의 그래프도 마찬가지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를 소개할 뿐, 예외적인 형태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기울기가 일정하다는 말은 생산의 기회비용이 일정하다는 의미다. 이를 기회비용 불변이라고 한다. 따라서 한계변환율을 측정했을 때에도 X재 생산량에 관계없이 그 값은 항상 일정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계변환율은 체증할수도, 체감할수도, 불변일 수도 있다. 어느 하나가 옳고 틀린 게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체증하는 형태를 가장 일반적으로 다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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