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씹는 작가

워킹맘은 무너질 시간도 없다- 화곡동 어린이집 사건을 보며..

by A씨 와 B씨
나는 스스로 생각하길..
상위 10% 안에는 드는 팔자 좋은 워킹맘이다.

먼저, 나의 출퇴근 시간은 매우 이상적이다.

대략 1~2시쯤 출근해 4~5시면 퇴근하는!

때문에 아침이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 시키고 내가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아이와 하원을 하고 놀이터 나들이까지 가능하다!

물론, 프리랜서 방송작가 이기 때문에 2주에 한번씩 있는 녹화날이나 늦은 시간 회의가 잡히는 날은 야근이 불가피 하다.


그럴때면 나의 첫번째 병기. 남편이 나온다.

우리남편 역시 프리랜서 피디로 활동 중이다.

회사가 집과 그리 멀지 않기에 내가 늦는 날은 시간 조절해서 아이의 하원을 도맡을 수 있다.

(심지어 나보다 더 요리를 잘해서 아이와 맛난 저녁을 해결한다. 물론 설거지와 집안청소도 해놓는다.)

하지만 남편 역시 편집이 있는 날은 꼼짝없이 회사에 잡혀 있다.


그럴때면. 우리친정엄마가 아이 하원에 등판한다.

엄마와 우리 집은 같은 아파트 옆옆동.

때문에 엄마에게 어린이집로 달려가 아이를 하원시키는 일은 큰 문제가 아니며 심지어 그런날은 엄마가 아이 식판 설거지 부터 목욕까지 쫙 시켜 집에와서 편안히 잠만 자면 되는 꿀빠는 날이 된다.


상위 10%의 워킹맘이 그냥 이뤄질소냐!

내가 상위 10%의 워킹맘이 되기까진 많은 일이있었다.

특히 화곡동 어린이집 사건을 보니 소름끼치던 그날의 악몽이 떠올랐다.

워킹맘을 결심하고 돌이 좀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두달쯤 후의 일이었다.


지금은 말대답 하는 아이지만 그땐 단어 몇개가 의사 표현의 전부였고 '응' '아니'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면 그나마 다행이던 시절.

엄마 집에서 대략 15분 거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복직 후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과 달리 빡쎈 업무 강도를 선택했고..
남편 역시 여느 남편들처럼 아이 문제에서는 한보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그때 우리 아이는 아파트 관리동의 프랜차이즈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었다.


그날은 나도 오빠도 미친듯 바빴으며 하필 친정엄마 역시 지방에 일이 있어 출타 중이셨다.

조금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부탁하고 돌아서는데 그날 따라 아이가 원장님 손에 이끌려 들어가며 엄청 우는 것이다.

모든 엄마들처럼 아이의 눈물에 마음은 흔들렸지만 달리 방도가 없어 독하게 돌아섰다.


그리고..


그날 밤 목욕을 하던 중 아이의 등과 어깨 쪽에서 붉게 부어오른 상처를 발견했다.

놀란 마음에 우선 아이에게

- 아파?

-응

-부딪혔어?

-(손을 막 허공에 휘저으며) 때찌

-누가?

-......

-선생님이?

-응


물론 그 나이 아이의 말을 100% 믿진 않아야 한다는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반복적으로 일관되게 아이는 선생이 아프게 했다는 의사 표현을 했다.


이후 내가 어린이집 cctv를 보게 되기까지의 일련의 사건들은 이루 말할수 없이 힘들었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때 내가 알게된 cct v 열람 신청 방법도 한번 글을 올리고 싶다. 경찰 대동없이 cctv 열람을 신청하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아이를 꽉 잡고 제압하는것이 보육의 기본이라 믿는 자!

우리 남편은 살성이 너무 희한한게 어디 긁히거나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으면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른다.

우리 아이 등에서 발견된 붉은 상처 역시 그런 형태였기에 우리 부부는 바로 무언가의 충격이 있었다는 걸 알수 있었던 것이다.


cctv로 본 아이의 등 상처는 이랬다.

잔뜩 울고 들어간 아이는 한동안 계속 교실을 나가려고 울면서 투정을 부린다.

그러자 원장은 cctv를 등지고 앉아 아이를 발 사이에 끼고 양손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을 한다.

원장의 옆구리 사이로 삐져나온 아이의 팔이 바둥거리는 걸 봤다.

영상속 3분 이상 그렇게 아이를 눌렀고 좀 지나 아이가 풀리자 울며 도망가는데 그걸 다시 잡아 똑같이 제압한다.

물론 아이를 때리거나 꼬집거나 던지거나 한 부분은 없다. (물론 그런 부분이 있었으면 안되는거다.)

영상을 본 원장은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보육교사들은 저렇게 울고불고 난리 치는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이 바로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누르는 거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이불킥을 한다.

왜 그때 난 큰소리 치고 이일을 문제 삼지 않았을까?


꽃으로도 때리지 말고 ,
공기로도 누르지 말라!

아이가 잠들지 않아 재우기 위해 아이를 이불로 눌렀다는 보육교사의 말을 보고는 불현듯 그 원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이를 제압 하는 것이 자신의 노하우라 말하던 그 뻔뻔했던 표정!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할 아이들이고 공기로도 사지를 누르지 말아야할 아이들이다.

어설피 배운 요상 야릇한 아이들 보육 법!

묻고싶다. 그대들의 자녀에게... 그대들의 손주에게도 적용하는가?


11개월 밖에 안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수 밖에 없던 워킹맘 엄마는...

그런 일이 있는 어린이집을 보내다 당장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봐야 하는 또 다른 워킹맘 엄마는...

그리고 이런일이 있을때마다 철렁한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우리 어린이집은 아닐거라 믿는 대다수의 워킹맘 엄마는...


무너질 시간도 없이 가슴으로 울며 내일 또 아이의 손을 붙잡고 어린이 집으로 향해야 한다.



끝으로 대다수의 멋진 보육교사님들의 사기가 제 글로 인해 저하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현재 옮긴 어린이집 교사님 원장님은 엄지척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