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저희는 신의 축복을 받아 2층에 사는 주인아저씨께서 100평이 넘는 잔디밭을 매주 주말마다 깎아주시고, 정기적으로 예초기 돌려주시고, 해충 쫓는 연기 쏘아주시고(가정용 방구차가 있다는 신세계!), 나무 가지치기해주시고, 잔디에 물 주시고.... 온갖 잡무를 다 해주셨어요.
(아저씨의 현실적인 조언 : 나중에 주택 지으면 마당을 좁게 하라)
실제로 전원주택에 사는 친구들이 풀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 많아 봤어요. 소금을 뿌렸다, 뜨거운 물을 부었다 하는 분도 봤고요. 제가 아는 한 분은 풀이 아직 작을 때 아침 일찍 토치(바베큐 숯불 불 붙이는 그 기구 맞습니다!)로 구워서 없애는 방법이 제일 좋았다고 비법을 전수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내가, 내 파트너가 얼마나 부지런히 몸 쓰는 걸 좋아하는가를 꼭 생각해보시길 바라요.
(부부 사이에 금슬이 좋아야 전원생활 성공한다는 말이 있는데, 같이 부지런해야 집을 잘 가꿀 수 있다는 말과 통하는 것 같습니다^^)
마을 속에 될 수도 있고, 전원주택 단지가 될 수도 있고, 마음 맞는 친구네와 나란히 지은 곳일 수도 있고, 마을과 살짝 떨어진 산속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 취향의 다양성이 집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운이 좋아서 전원주택 단지에 있는 집을 구했고, 재수 좋게도 마음에 맞는 이웃들을 만나서 알콩달콩 즐거운 전원생활을 해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독야청청 푸르게~ 우리 식구끼리 열나게 소통하며~ 건강한 외로움과 친구 하며 지낼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살던 곳이 은퇴 후 조용하게 개인적인 생활을 누리기 원하는 어르신들이 주로 있는 마을이어서 아주 조용했어요. 동네 친구나 이웃 사귀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었는데 어른들이야 직장 생활도 하고 어떻게 지낸다고 해도, 아이들 동네 친구가 전혀 없다는 것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렸기에 친구에 목숨 거는 나이가 아니어서 아이들 어린이집 하원하고 저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우리끼리 즐겁게 놀거나 쉬면서 하루를 정리하곤 했습니다.
성향과 기질을 잘 고려해서, 사람 만나는 것이 나와 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답게 살기
삶은 선택입니다.
그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나다움'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경계, 내가 즐길 수 있는 선이 어디쯤인지 돌아보고, 그 바운더리 내에서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답은 내 안에 있더라고요. having이지요.
그래도, 나한테 맞는 주거공간을 잘 모르겠다고요?
그렇다면, 서울에서 양평으로 이사 오시는 분들에게 많이 권하고, 또 많이들 알고 있는 방법인데요,
바로 집 사거나 집 짓지 마시고, 일단 2년 정도 전세 계약해서 살아보시고 그 이후 결정하시라는 겁니다.
연애를 잘하려면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봐야 하듯, 집도 살아보고 정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 같아요.
양평의 아파트 중에는 숲세권이나 강세권 등이 많거든요.
편하게 아파트 선택하셔도 되고, 전원주택 단지 중에 전세로 나오는 집들도 있어요. 그런 집 전세로 구해서 살아보시는 방법이지요.
천천히 정보도 구하고 인연이 될 곳도 찾아봐도 되고요.
바로 구매하는 것보다 추천드립니다.
자연이 닿아있는 양평의 아파트나 주택에 잠시 살아보면서, 내 전원생활 바운더리를 실험해보시길 바라요~
꿈꾸는 공간에서, 그리고 지금 계신 그 곳에서 '나답게' 삶을 펼쳐나가실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