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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29. 2016

하늘에서 본 방비엥

열기구(Balloon)에서 바라본 방비엥의 풍경

라오스 방비엥,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이 나가고 나서 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대부분은 카약, 튜빙, 블루라군에서의 수영, ATV나 버기카 체험 정도가 낮에 하는 활동이고, 밤이 되면 펍(pub)을 탐방한다. 그렇지만 열기구를 타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덜 알려져있다.


큰 마음먹고 열기구 타기에 도전했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오랜 라오스 생활에 벗어날 계기가 필요했다. 다음은 방비엥의 열기구에 대한 나의 감상과 하늘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먼저 열기구의 비용은 80달러이다(2015년). 배낭여행객들에게 그리 만만한 비용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역쉬~ 저렴하다.  묵고 있는 호텔이나 케스트 하우스에 보면 광고가 붙어 있다. 아니면 프런트에 문의하면 알려 준다. 물론 예약까지 같이 할 수  있다. 요금은 선불로 받는데, 요금을 내지 않으면 예약이 되어 있지 않는다. 그러니 돈을 내고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한다. 시간은 성수기 때는 새벽 6시와 오후 4시, 2회에 걸쳐 운행된다. 호텔에서 일러주는 시간에 묵고 있는 호텔에서 기다리면 차량이 와서 실어간다.


이륙을 준비 중인 열기구들, 방비엥, 라오스


졸린 눈을 비비고 소형 승합차에 몸을 실으니 몇 곳의 숙소를 더 돌아서 손님을 태운 후 열기구가 있는 이륙 장소에 도착했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고, 열기구 주변으로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게 보였다. 1호기의 이륙 준비가 막 시작되는 찰나였다.


처음에는 송풍기로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어 조금씩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팬 소리가 요란했다. 바닥에 누운 천조각이 바람의 힘에 조금씩 입체적인 모양을 갖춰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보다는 거대한 풍선의 규모에 놀란다.


여러 사람들이 붙어서 풍선의 틀을 잡고, 풍선의 입구를 넓힌다. 팬의 힘에 바구니가 날아가지 않도록 여러 사람이 붙잡고 있었다. 이렇듯 열기구의 착륙과 이륙은 전적으로 사람들이 담당을 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송풍기의 역할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버너를 켤 때다. 제깍~ 소리와 함께 버너의 가스 불길이 힘차게 뻗어간다. 신기하게도 불꽃이 피면 금세 풍선이 부풀어 오르며 비스듬한 각도로 조금씩 위로 떠오른다. 


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부분은 논란이 좀 있는데, 사실 이 시간에는 승객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실시되어야 하지만 전혀 그런 것이 없다. 나중에 다시 좀 다루겠다.


풍선이 떠오르는 속도에 따라 사람들이 바구니를 일으켜 세운다. 속도가 중요하다. 아니면 풍선을 다 태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방염처리는 되어 있겠지만. 불꽃의 각도와 풍선의 각도가 잘 맞는다. 실력이 있는 팀이다.


첫번째 열기구가 떠오르고 두번째 열기구의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바구니가 세워지면 순식간에 사람들이 올라탄다. 관광객과 구분되지 않는 스태프들이 잡고 있던 바구니를 놓으면 서서히 풍선이 하늘로 떠오른다. 순식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러면 스태프들은 다음 풍선으로 이동한다. 사실 이 과정이 좀 정신없이 진행된다. 그러니 내가 어느 풍선에 탈지는 수첩을 들고 다니는 스태프에게 미리 물어서 자리를 확보하는 게 좋다. 가만히 있으면 맨 나중의 풍선을 탈 것이다. 아니면 스태프들은 미리 명단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무도 묻지 않았다.


하늘에서 본 방비엥 시가지

떠오르자마자 우리가 방금 이륙한 지역의 마을이 보인다. 하늘에서 보면 무엇이든 아름답게 보인다. 먼지가 풀풀 날리던 흙길도 정겨운 색감으로 느껴진다.


방비엥 시가지의 활주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다.

정신 차릴 틈도 없이 풍선은 쏟아 오르기 시작한다. 정말 순식간에 쏟아 오른다. 방비엥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베트남 전 때 미군이 사용했다는 활주로가 보이고 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방비엥이 미군의 군사기지 목적으로 건설된 타운이라는 게 실감이 났다.


앞에 보이는 저 뾰족한 산 위로 풍선이 날아간다. 이는 전적으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후에는 반대편으로 간다고 한다.


우리가 방금 이륙한 장소를 보니 4기 중 마지막 풍선이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바람의 방향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각 풍선은 약간은 다른 경로로 비행한다.


방비엥 시내에서 보던 풍경을 하늘 위에서 본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그렇지만 카메라에 담으면 시계가 그리 좋지 못한 것을 느낀다. 연무가 좀 많이 끼었다. 후보정을 좀 과하게 해야 산의 윤곽들이 살아난다.


산을 사이에 두고는 너른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라오스는 참 농업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다. 수량도 풍부하고 농토도 넓다. 이런 나라가 가난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농업전문가 다운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방비엥 주변을 흐르는 강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물가에서 이 물에 발을 담갔을 것이고, 또 튜브와 카약을 즐겼을 것이다. 강물은 평야지의 산에 가로 막혀 굽히돌아 흐른다.

벌써 여기까지 왔다. 산 너머로 우리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멀리 방비엥이다. 저곳에서 이곳으로 날아왔다. 하늘 위에서 저 산들을 보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눈으로 확인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카르스트 지형은 압권이다. 보증할 수 있다.


방비엥을 대표하는 카르스트 지형의 자연유산급 산들 중 구석진 곳에 위치한 산이 시멘트 제조의 원료로 깎여 나간다. 자연을 보존함으로 얻는 관광 수입이 더 많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멀리 시멘트 공장이 보이고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해 역시 순식 간에 떠오른다. 역시 카메라에 장관을 담는 것은 쉽지 않다. 바구니 안이 좁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자리를 바꿔서 셔터를 누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착륙을 준비할 시간이 되어간다. 우리는 늦게 이륙했지만 먼저 착륙했다. 복불복이다. 조금 더 탔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멀리서 스태프들이 트럭을 타고 달려오는 모습이 보이고 풍선은 나무를 스치듯이 지나간다. 스태프들이 보이면 풍선에서 유도줄을 내려서 바닥으로 서서히 내려앉힌다다. 풍선 위쪽의 통로를 열러 서서히 공기를 배출하면서 땅에 착지하고, 신속하게 한 명씩 차례로 내린다.


모두가 다 내리면 바구니를 차에 싣고 스태프는 풍선을 정리한다. 오늘도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정리하면, 풍선여행 자체는 끝내준다. 80불이면 저렴한 축에 들어간다. 비용 대비 만족도는 매우 높다. 그렇지만 유의할게 있다. 운영은 중국인들이 하는데 안전성에 대해서 우려가 좀 들었다. 미얀마 바간에서는 영국인들이 풍선을 운영했는데 그곳과 비교하니 차이가 많이 났다. 덜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느낌이었고 바구니 내에 탑승했을 때 중심을 맞추는데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바구니가 약간 기울어진 상태로 계속 여행을 했다. 


승객들이 누가 탑승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나, 사전의 안전교육도 없었다. 바간의 300달러에 비하면 저렴하니 차이는 있다손 치더라도 안전성은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추천할 수 있을까. 음~~ 좀 고민된다. 비용 대비 만족도 면에서는 "추천한다"이다. 그렇지만 안전성이나 운영의 체계성 측면에서는 선뜻 추천하기가 겁난다. 열기구 여행의 안전성은 높기 때문에 사고가 날 확률이야 낮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었다. 무사히 살아 돌아왔다는 것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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