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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Nov 16. 2016

태양,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

물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으면 낮 동안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물 위에 세운 찌를 보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하지만 해가지고 밤이 되면 바람이 사라지고 물 표면은 거울처럼 매끄러워진다. 밤이 되면 왜 바람은 잦아들까? 그런 궁금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 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는 태양이 만들어 내는 현상이다. 바람이 불고 물결이 일렁이는 것은 태양이 있기에 가능하다. 


바람은 태양에 의해 지표면과 수면이 서로 다르게 가열되면서 만들어지는 기상 현상이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만들어지는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기상현상들은 태양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지만 그 현상을 태양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그럼 태양은 어떻게 그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매 순간마다 만들어 낼까? 태양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수소이다. 이 수소는 우주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장 가벼운 원자로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우주의 구성물질이다. 이 수소가 융합하여 우리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나머지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태양에너지는 이 수소 원자 2개가 핵융합하여 헬륨으로 만들어지면서 손실되는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어 만들어진다. 태양광은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감마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는 가시광선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태양 복사 에너지의 분포곡선은 6,000 도 K의 흑체가 복사하는 에너지의 분포곡선과 거의 일치한다. 즉, 태양은 표면 온도가 약 6000도 K인 흑체로 볼 수 있다. 태양은 고온의 흑체로 열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고 복사의 형태로 이동하여 지구까지 도달한다.


태양의 고도가 낮을수록 일정한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가 입사되는 면적이 넓어지므로 단위면적 당 받는 태양복사 에너지양은 감소한다. 이에 따라 고위도로 갈수록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감소하여 기온은 낮아지고 저위도로 갈수록 기온은 올라간다. 이 태양에너지의 입사 각도에 따라 열대, 아열대, 온대, 한대지방 등 지구의 주요한 기후대가 구분된다.


태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총에너지의 10,000배를 지구에 공급한다. 태양의 복사에너지는 바람을 일으키고, 해류를 순환시키고, 생명이 자라게 만드는 모든 에너지 근원이다. 지구 상층부에서는 태양복사로부터 174 PW(peta watts)의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 중 약 30%는 우주공간으로 반사하고, 그 나머지는 구름, 대양, 지표면 등에서 흡수한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광 스펙트럼은 대부분 가시광선 영역(0.4∼0.7 μm)과 근적외선(NIR) 영역에 분포하고 있고, 일부만이 자외선(UV) 영역에 분포한다. 지구의 대기, 대양 및 대륙에 의해 흡수된 총 태양에너지 양은 연간 3,850,000 EJ(exa joules)에 이른다. 한 시간 동안 지구 내에 도달하는 에너지양은 전 세계가 1 년간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보다 많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은 전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한 에너지의 총합보다 더 2배나 더 많은 양이다. 광합성에 의해서 약 3,000 EJ의 에너지가 흡수되고, 바람을 일으키는 데도 2,250 EJ 정도의 에너지가 사용된다. 인간이 사용하는 1 차 에너지의 양이 약 487 EJ 정도가 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태양에너지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올 것이다.


이를 좀 세부적으로 표현하면 지구 대기 밖에서 태양과 직각으로 향하는 면에서는 매분 당 1.96 cal/c㎡․min의 복사에너지를 받는다. 지상에서는 대기 중의 수증기에 의한 흡수나 구름에 의한 반사 및 산란에 의해 에너지가 손실되어 약 0.5 cal/c㎡․min의 복사에너지를 받는다. 이것은 1 ㎡ 당 약 700 W의 에너지에 상당한다.

지표면과 대양 및 대기에 흡수된 태양 복사에너지는 지구를 따뜻하게 만들고, 대양으로부터 수증기를 증발시켜 대기 흐름 또는 대류 현상을 만들어 낸다. 가열된 공기가 고고도에 도달하게 되면 기온은 낮아지고, 수증기 입자는 구름으로 응축되어 지표면으로 비가 되어 떨어진다. 물의 응축에 의한 잠열(latent heat)이 결국 바람과 폭풍과 같은 기상현상을 만들어낸다. 대양과 대지에 의해 흡수된 태양광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를 14 °C 정도로 따뜻하게 유지하게 해준다. 그리고 식물들은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하여 저장한다. 지구 생태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들은 이 화학에너지를 활용하여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구조를 형성하면서 경쟁적으로 진화한다.


태양에너지는 위도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양이 도달하게 되는데 적도 부근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가 도달하게 되고 극지방에서 최저가 된다.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이 전 지구적인 대기의 흐름과 해류 및 심해 저류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지구는 이런 순환체계를 통해서 적도의 열을 극지방으로 이동시켜 지구가 생명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태양의 영향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태양은 지구에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천체이다. 태양은 지구를 따뜻하게 하고 지표면, 대양, 대기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대기에 도달하는 이 에너지는 지구의 기후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지역기후는 그 지역이 받는 태양에너지의 양에 따라 좌우된다. 각 지역이 받는 태양에너지의 양은 알베도(albedo)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는 지표면과 구름에서 태양을 반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태양으로부터 지구가 받는 에너지의 양은 태양 플레어, 흑점과 같은 태양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태양활동은 11년을 주기로 최대가 되었다가 최소가 되었다가를 반복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가 장단기의 태양활동 주기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 


기상이라는 것이 일정 지역의 온도, 강우, 바람, 습도 등 현재의 대기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면 기후란 아주 오랜 기간 동안의 일반적인 기상조건을 의미한다. 즉, 기후란 일정한 지역에서 수십 년 간의 기록을 토대로 과학적인 처리과정을 거쳐 일반화한 개념이다.


지구의 기상과 태양활동과의 연관 관계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도 있었다. 일부는 그러한 연관 관계를 찾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은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태양 흑점 수와 바람의 형태와의 관계 또는 우주선과 구름과의 관계 등도 있다. 전혀 과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일들을 과학자들이 밝혀내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태양의 힘이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인 지도 모른다.


많은 과학자들은 태양활동의 변화가 지구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다. 여기에는 일부 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태양흑점의 변화는 태양 복사 에너지의 양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지난 20세기 후반에 일어났던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 현재의 정교한 기후모델에서는 대기 중에 증가한 온실가스가 그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온실가스 이외의 원인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태양활동과 기상현상과 연계하는 시도는 의미 있는 관계를 찾는데 실패하였지만, 태양활동이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영향이라는 것이 다른 요인들에 비해서 그리 크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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