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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Jun 07. 2017

수경재배를 위한 양액의 이해

수경재배에 사용되는 양액은 뭐가 다를까?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의외로 수경재배에 관심이 많다는 데 놀랐다. 왜~ 수경재배에 관심이 많은 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그래서 수경재배에 대해서 한번 더 들여다보았다. 사실 내가 정리하고 싶은 것을 정리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게다. 수경재배에 사용되는 양액은 토경재배에 사용되는 비료와는 어떻게 다른지 예전부터 궁금했었다.


양분(Fertilizer), 식물도 먹야야 산다


동물이 먹이를 먹어야 하듯이 식물도 살아가기 위해선 뭔가를 섭취해야 한다.  식물이 섭취하는 영양소를 일반적으로 양분이라 부른다. 전통적인 농법에서 식물의 양분은 주로 토양으로부터 얻고, 부족한 부분은 퇴비, 가축분뇨, 그리고 화학비료를 토양에 첨가하여 보충한다. 그렇지만 수경재배에서는 뿌리내릴 토양이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뿌리로 가는 물에 양분을 풀어 식물이 흡수할 수 있게 한다..


양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다량원소(macronutrients)와 미량원소(micronutrients)이다. 다량원소는 식물이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양분을 말하는 데, 여기에는 탄소, 인, 수소, 질소, 산소, 황,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이 있다. 미량원소는 아주 작은 양만 필요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양분을 말한다. 여기에는 아연, 니켈, 붕소, 구리, 철, 망간, 몰리브덴, 코발트, 실리카, 염소 등이 있다.


농업에서는 다량원소를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렇지만 이들 미량원소가 부족해도 화합물 합성과 효소반응에 차질이 생겨 제대로 성장 하지 못한다. 토양에서 작물을 재배할 때 이들 미량원소는 대부분 토양에서 구할 수 있지만, 수경재배에서는  적절한 농도로 물에 타서 공급해야만 한다. 좋고 맛있는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서.


원예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양액 제조용 양분들


여기서 탄소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부터 얻는다. 대규모 온실재배의 경우 이산화탄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불어넣어주기도 한다. 산소와 수소는 물로부터 얻고 나머지 다량원소와 미량원소는 화합물의 형태로 물에 녹여서 공급한다. 우리가 비료라고 부르는 것은 주로 기체상 물질을 제외한 다량원소와 미량원소를 통칭하는 물질이다.



산도(pH), 양분 흡수를 결정짓는 인자


양액에서는 양분의 양, 즉 농도뿐만 아니라 수소이온 농도(pH, 산도) 역시 중요한 인자이다. 토양은 모재나 기후에 따라 산성, 중성, 알칼리성을 띄게 된다. 이는 토양의 생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도가 심으려는 작물에 잘 맞지 않을 경우 작물의 생육은 지체된다. 수경재배에서 공급하는 양분도 중요하지만 산도를 식물에 맞게 적절한 범위를 유지해야 식물이 양분을 잘 흡수한다. 그러니 양액을 조제할 때, 공급할 때 산도(pH)가 적절한 범위에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pH 미터가 있으면 손쉽게 측정할 수 있으며, 스마트팜에서는 pH 센서를 여러 곳에 장착하여 실시간으로 그 변화를 모니터링한다.


대부분 식물은 산도 5-7에서  잘 자란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양분은 흡수할 수 없는 형태로 변한다. 이게 한꺼번에 그렇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화학반응의 평형이 이동해서 흡수할 수 있는 형태의 양분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철, 망간, 붕소는 산도가 높아지면 용해도가 떨어진다. 당연히 흡수가 저해된다. 산도를 낮출 때는 인산, 염산, 황산, 질산 등 산성물질을 사용하고, 반대로 산도를 높일 때는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등 알칼리 물질을 사용한다.


황산(H2SO4)의 경우 배양액 1,000ℓ에 10㎖ 정도를 넣으면 산도를 1 정도 내릴 수 있고, 수산화칼륨(KOH)의 경우 5~10g을 넣으면 산도를 1 정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배양액의 농도에 따라 pH 조절을 위한 산과 알칼리의 첨가량은 달라지므로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배양액의 pH를 낮추기 위해 인산과 질산을 주로 이용한다.


산도측정 ©wikihow


처음 산도를 맞추었더라도 산도는 식물이 양분을 흡수함에 따라 달라진다. 식물 양분흡수는 온도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온도가 달라지면 산도가 변하는 경향도 달라진다. 또한 온도에 따라 pH 미터가 읽는 산도 값도 약간 변한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잘 고려하여 산도를 5.5-7 사이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pH미터를 들고 포인트 별로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다.



온도, 험한 환경에도 살아남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수경재배는 대개 실내나 온실에서 키우기 때문에 온도에 의한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큰 나라에서는 온도를 일정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최적 온도는 섭씨 20-25도 범위이다 물론 기후대에 따라 최적 온도가 달라지지만 우리가 키우는 대부분의 작물은 이 온도 범위에서 잘 자란다. 여름철에는 사실 온도를 낮출 마땅한 방법이 없다. 비닐하우스의 경우에는 측면을 개방하여 공기가 통하게 만들어주는 게 일반적이다. 겨울에는 난방을 하거나 수막재배를 통해 냉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온도를 유지한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설이 있는 온실의 경우에는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온도조절을 할 수 있어 농가경영에 도움이 되지만 설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양액의 온도도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 양액의 온도가 20℃ 이상으로 높아지면 산도가 올라가고, 10℃ 정도로 낮으면 산도도 낮아진다. 이는 배양액 온도에 따라 인(P)의 흡수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온도가 낮으면 배양액의 인산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산도는 낮아진다. 양액을 혼합할 때는 18-27℃  범위가 적당하다.


<예제> 상추의 최적 재배 조건
생육온도 : 7-21 ºC, 최적 온도 15 ºC, pH 범위 : 5.6-6.2, 빛 조사 : 10-18 시간/일



반제품 양액 vs. 자가제조 양액


취미나 소규모 수경재배의 경우 대부분 완제품 양액이나 간단히 물에 타서 쓸 수 있는 조제된 분말을 사용한다. 그렇지만 대규모 상업적 재배의 경우에는 이렇게 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자가 제조를 선호한다. 대량으로 판매되는 성분을 개별적으로 구매한 후 배합하여 사용한다.


반제품 양분은 대개 두 가지로 분리된 병에 담아 공급된다. 하나는 다량요소이고 다른 하나는 미량요소가 담긴 병이다. 이렇게 따로 분리하여 판매하는 이유는 일부 성분의 경우 높은 농도에서 혼합될 때 화학반응을 일으켜 침전되기 때문이다. 고농도에서 섞으면 침전 등 화학반응이 생기는 물질도 희석했을 때는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성분의 경우에는 단일 성분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기타


지금까지 위에서 설명한 양액에 관한 내용은 하나마나한 기본적인 지식일지도 모른다. 실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뭐~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작물별로 어떻게 양액의 농도를 조절해야 하는지 이미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그 외 각 지방 농업기술원에서도 제공한다.


맛있는 요리처럼 식물을 위한 나만의 레시피(recipe)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인용자료

1. How to Mix Hydroponics Nutrients (wiki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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