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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29. 2016

절대 다달을 수 없는 한계

상대성 이론의 이해

세상에 모든 것이 가변적이라고 하지만, 물리학의 영역에서는 절대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빛의 속도절대온도 영도(0 ˚K)이다. 이 두 가지 상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우주의 시작과 끝이 어떠했고 어떠할지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빛의 속도는 진공에서 초속 299,792,458 미터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모든 움직임은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 모든 종류의 전자기파와 질량이 없는 물체(예를 들면 광자)는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반면에 질량이 있는 물체는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이 늘어난다. 로켓이 빛의 속도에 접근하면 거의 무한대의 질량을 가지게 되는데, 어떠한 엔진도 무한대의 무게를 빛의 속도 이상으로 가속해 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빛의 속도라는 한계를 벗어 날 수가 없다는 것이 특수상대성 이론의 핵심이다.



광속에 근접한 우주선을 타고 가는 사람의 눈에도 자기 앞을 달려가는 빛의 속도는 동일하게 30만 km/s이다. 걸어가는 사람에게도 빛의 속도는 동일하게 30만 km/s이다. 이 부분이 상대성 이론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속도(V)는 두 가지의 항이 작용해서 결정되는 데 바로 이동한 거리(l)와 시간(s)이다. 여기서 거리는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이나 밖의 사람에게 같게 적용되지만, 시간은 다르게 적용이 된다. 즉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각자의 시간이 달리 간다는 말이다. 빨리 달릴수록 시간은 천천히 간다. 광속에 근접하면 시간이 거의 멈춰지게 되므로 아무리 빨리 달려도 우리 앞에 보이는 빛의 속도는 동일하게 보인다. 거리가 아니라 시간이 고무줄처럼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경험적으로는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문제이다. 그러니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문제도 아니다.


옛날 무협지에서 봤던 축지법도 아마 이 원리가 아닐까?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른 시간의 속도로 살아간다는 상상도 재미있을 것 같다. 도사의 발걸음이 빠른 것이 아니라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면... 이것도 재미 있는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있는가? 약간 다른 소재긴 하지만 "플래쉬"와 같은...,


어쨌든 현재까지는 빛의 속도를 넘어서는 어떠한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끔 입자가속기 연구에서 빛의 속도를 넘어서는 타키온 입자를 발견했다는 뉴스가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공인된 적은 없다. 후에 대개는 실험상의 오류로 판명되었다. 만약 빛의 속도가 무너진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 대한 과학 체계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절대영도(絶對零度, Absolute Zero).  물리학에서는 이론적인 온도의 최저점을 0 ˚K(켈빈)로 정의한다. 섭씨로는  -273.15 °C 에 해당한다. 숫자적으로는 -300 °C 등으로 말은 할 수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온도일 뿐이다. 절대영도는 분자 등 계(system)를 구성하는 입자의 에너지가 없을 때로 정의하기 때문에 실험적으로도 구현이 불가능하고, 실제 세계에서 이 보다 낮은 온도로 내려갈 수도 없다. 절대영도가 되면 전자의 운동마저도 멈춰버리기 때문에 진정한 세상의 종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보는 바위도 눈앞의 산도 가만히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원자 수준에서의 미세한 진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절대영도에서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샤를르 법칙에 따라 이상기체는 온도가 내려갈수록 부피는 줄어들고, 절대영도가 되면 부피는 영이 된다. 하지만 실제의 기체는 이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이미 액화되고 고체로 변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부피는 줄어들 수가 없다. 드라이아이스는 -79 °C, 산소는 -183 °C(액체)와 -218 °C (고체), 질소는 -196 °C(액체)와 -210 °C(고체), 헬륨은 -269 °C(액체)가 상변이 온도이다. 헬륨은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는 고체가 되지 않는 유일한 원소로 알려져 있다.


우주의 온도는 약 5~10˚K 정도이다. 우주는 더 크게 팽창하고 있으므로 그 온도는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우주가 계속 팽창만 한다면 언젠가는 절대영도가 되어 우주는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절대영도에서는 모든 입자들의 운동 에너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엔트로피는 0으로 정의된다(열역학 제3법칙). -273 °C는 존재할 수 있지만, -274 °C는 존재하지 않는다. 절대영도는 우리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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