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신 고성능 큐브의 성능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안 좋게 보는 편입니다. 성능 자체가 떨어진다기보다(단 토네이도2m은 성능이 안 좋다고 보기는 합니다.) 뭐가 나와도 고성능 큐브 1 수준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아요. 제가 큐브를 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과연 신기술이 성능을 높여줄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선 큐브의 성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제가 많은 큐버들과 생각이 다른 이유는 여기서부터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저는 큐브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는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누구나 동일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함 2. 숫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함 3. 무엇이 더 좋은지 모두가 동의할 기준이 있어야 함
이렇게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걸 찾아보니 딱 2개더라고요. 코너컷팅과 역코너컷팅. 걸림이나 폭발은 사람의 핑거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며 핑거 스타일을 고정한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제외되며 회전력은 큐브를 돌리는 힘만 고정하면 누가 측정해도 같은 정도로 측정되며 숫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무엇이 더 좋냐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기준이 없습니다. 회전력이 360도 나오는 큐브가 180도 나오는 큐브보다 좋냐고 물었을 때 모두가 같은 대답을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코너컷팅과 역코너컷팅만으로 큐브의 성능을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했던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Maglev는 성능을 높여줍니까? 코너컷팅 각도가 증가한다면 Yes이고 그렇지 않다면 No입니다. 저는 No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 때문에 Maglev가 성능을 높여준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면 코어 자석, 여기서 더 나아가면 코너-엣지 자석, 심지어 토페도까지 혁신적인 기술들이 모두 코너컷팅 각도를 증가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근거를 들자면 토페도의 제거가 가능한 큐브들의 토페도를 제거해도 코너컷팅 각도의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는 점과 발크3이 등장한 이후 제가 만져본 그 어떠한 큐브도 코너컷팅, 역코너컷팅 각도가 발크3에 비해 더 좋은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겠네요. 자석 큐브, 코어 자석 큐브, 마그레브 큐브 그 무엇이든 말이죠.
그러면 자석 붙이고 토페도 달던 게 모두 뻘짓이었냐 하면 꼭 그런 건 아닙니다. 토페도를 통해 폭발 감소의 효과를 보았고 자석을 통해 걸림 감소의 효과를 보았습니다. 숫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사람마다 효과의 정도도 다르겠지만 분명한 효과를 느꼈다는 겁니다. (물론 일부러 토페도를 빼고 쓰는 경우도 있긴 했습니다. 회전력 증가를 위해서요.)
문제는 여기서부터 입니다. 2020년 이후로 등장한 코어 자석과 마그레브는 이런 효과를 주는가 라는 겁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신기술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코어 자석이 걸림을 더 줄였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마그레브가 걸림을 더 줄였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걸림이 줄었다면 그저 그 큐브의 구조적 특징이 걸림을 줄이는 데 다른 큐브보다 유리할 뿐이라는 거죠. 즉 마그레브가 아니더라도, 코어 자석을 빼더라도 큐브 자체의 걸림이 딱히 증가하지는 않을 겁니다. 걸림이 생겼다면 그건 핑거 문제일 것이고요.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건 무조건적으로 코어 자석과 마그레브에 돈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코어 자석이 있냐 없냐 또는 장력 조절 방식이 스프링이냐 마그레브냐는 분명한 회전감 차이로 이어지므로 본인이 원하는 회전감에 맞다면 돈을 더 주고서라도 신기술이 들어간 큐브를 사는 게 맞습니다. 옛날부터 이와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계속해 왔고요. 하지만 코어 자석이나 마그레브가 무조건적으로 성능을 높여줄 거라는 환상?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차피 성능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코너컷팅이 몇 도 더 넘어가느냐 보다는 회전력과 회전감이 본인 취향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할 테니 성능이 더 좋네 마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논쟁일 수도 있겠지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