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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4. 2022
왼손잡이가 큐브에도 유리할까?
왼손이 각광받는 대표적 스포츠 야구세상에는 왼손잡이가 유리한 스포츠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유불리가 없는 스포츠도 있고 왼손잡이가 디메리트로 작용하거나 아예 왼손으로는 경기를 할 수 없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큐브는 어떨까요. 큐브도 기록경쟁 스포츠라고 보면 왼손잡이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겁니다.
일단 일반적인 스포츠부터 보면 왼손잡이가 스포츠에 유리하다는 근거는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시각 정보가 우뇌에서 처리된다는 뇌과학적 요인이죠. 사용하는 손의 반대쪽 뇌가 더 활성화된다는 걸 고려할 때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할 때 왼손잡이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죠. 하지만 딱히 당구 같은 스포츠에서 왼손잡이가 많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인류 평균만 못 한 비율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죠. 그러면 이건 별 의미 없는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두 번째 근거는 왼손잡이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왼손잡이와 상대할 확률은 낮아질 것이고 왼손잡이의 플레이가 익숙하지 않겠죠. 오른손잡이야 수도 없이 봤으니 대충 예상이 가능하다고 해도 왼손잡이의 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단 이러한 특징은 상대와 상호작용이 없는 큐브의 경우는 아무짝에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큐브라는 스포츠 자체가 가지는 왼손잡이의 이점이 있을까요? 큐브 대회를 생각해 보면... 확실히 없죠. 앞서 말했듯 상대와 상호작용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덤으로 큐브 대회에서 사용하는 큐브가 좌우대칭이거나 좌우를 바꿔 잡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큐브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좌우가 다른 큐브 종목으로 스퀘어-1이 있긴 하지만 그냥 뒤집으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대회에 출전한 이후가 아닌 그 이전으로 보면 왼손잡이가 얻는 이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위에서 말한 왼손잡이의 희소성 때문입니다.
스포츠가 아닌 일반사회로 넘어가면 왼손잡이 중 상당히 많은 비율로 왼손뿐 아니라 오른손도 꽤나 잘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왼손잡이의 비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회 인프라는 오른손에 맞게 갖추어져 있고 왼손잡이도 어쩔 수 없이 오른손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합니다. 큐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큐브 공식은 오른손잡이가 돌리기 편하게 고안되어 있습니다. 단순이 좌우대칭만 하면 해결되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공식을 일일이 좌우를 뒤집는다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할뿐더러 큐브를 처음 배우는 입장이라면 그런 것을 신경쓰지조차 못할 겁니다. 이런 것에 익숙해진 왼손잡이는 오른손도 왼손만큼이나 잘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왼손잡이에게 유리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큐브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새로운 공식을 외운다면 왼손잡이는 원래 잘 쓰던 왼손을 이용해 오른손잡이용으로 고안된 공식과 그 공식을 뒤집은 왼손잡이용 공식을 이용해 좌우대칭상황 공식을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오른손잡이도 잘 쓰는 방법이긴 하지만 좌우대칭을 하면 오른손잡이가 돌리기 불편해지는 공식이 다수 존재해 좌우대칭 상황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전혀 다른 공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켜 공식 암기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솔루션의 효율성 그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른손잡이는 큐브 전체를 돌려 잡거나 U회전을 이용한 AUF가 필요한 상황에서 왼손잡이는 그 어떠한 조작도 하지 않고 바로 공식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솔루션 전체에서 몇 회전에 불과할 수 있지만 1/1000초를 다투는 종목에서는 몇 회전조차 고수들에게는 아깝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AUF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좌우대칭공식을 외워두는 것은 펠릭스 젬덱스가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일 정도로 꽤나 도움이 됩니다. U2 공식 U2보다는 그냥 좌우대칭공식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겠죠.
세계기록 보유자 Max Park도 원핸드는 왼손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