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는 출세의 길인가
Yiheng Wang. 이하 이헝이라 부르겠습니다. 현 루빅스 큐브 평균 세계 1위 선수입니다. 매우 어린 나이로 화제가 된 선수이면서 현재 중국의 엄청난 신동들이 쏟아지는 현상을 상징하는 큐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묘하게 솔빙에서 기록이 조금 안 나온다 싶을 때면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장면이 종종 비쳤는데요. 혹시 이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은 영상이 레딧에 올라왔습니다. 다음 링크를 봐주시면 됩니다.
Great Parenting from Yiheng’s mom : Cubers (reddit.com)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이 영상만으로 추측하기는 어렵습니다만 2개의 6초를 기록했다는 게시글의 댓글을 통해 추정해 보면 아 상황은 Hefei Winter Open 2023 결승전 이후로 추정됩니다. 이헝은 이 대회 결승전에서 6초 하나와 8초 하나가 나왔습니다. 6초에 +2 페널티를 받으면 8초이므로 댓글 내용과 가장 비슷한 상황은 이 대회 결승전입니다. 결과적으로 이헝은 저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2014년생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면... 이것은 분명한 아동학대입니다. 한 번만 이랬을 거라 보기도 어렵죠. 레딧이 서양 커뮤니티인 만큼 서양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릅니다. 그렇다고 동양의 유저들이 이헝의 부모를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다른 거 없습니다. 아동학대이기 때문이죠.
대신 이런 반응도 나옵니다. 동양에서는 흔한 일이다. 물론 서양보다 동양에서 흔한 일이겠죠. 아직도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주먹이 나가거나 매를 드는 부모들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에서 흔하다고 볼 수 있는가 하면 최소한 한국에서만큼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육열은 엄청나고 공부에 대한 강압적인 분위기 자체는 매우 강하지만 공부 못한다고 맞아가면서 공부하는 그런 학생 요즘은 찾아보기 쉽지 않죠. 하지만 과거에는 꽤나 많았을 겁니다. 아직 없어지지도 않았을 거고요.
하지만 생각을 해 보죠. 한국에서 큐브 기록이 평소보다 안 나와서 1등 할 거 2등 3등 했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가 있을까요? 저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봅니다. 공부 안 하고 큐브만 만진다고 뭐라 하면 뭐라 했지 큐브 실력이 평소보다 안 나온다고 뭐라 할 부모는 없을 거예요. 그 이유는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한국에서 큐브는 그저 취미일 뿐이기 때문이죠. 큐브 선수로 세계 1위를 한다고 해서 크게 성공한다거나 하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큐브에 목숨 걸 이유도 없고 부모가 엄청나게 지원을 해 줄 것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중국에서는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중국에서는 큐브 또한 출세의 길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국에는 어린 큐버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타났습니다. 첫 대회에서 평균 섭 10을 마구잡이로 찍어내고 있고 특히 작은 큐브들에서 강세를 보입니다. 없던 신동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과연 우연일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제가 한국큐브문화진흥회 쪽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들은 사실에 의하면 중국에는 큐브 코치가 있다고 합니다. 그저 과외선생님 이런 개념이 아니라 엘리트 스포츠의 코치와 선수의 관계 같은 느낌이었어요. 큐브 선수를 육성한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해 보입니다. 큐브 제조사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는 만큼 큐브를 지원하는 것 자체는 중국만큼 잘할 곳이 없겠습니다만 중국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가는 잘 모르겠네요. 단순히 사업이 성공했다 이 정도면 평범한 수준이겠습니다만 글쎄요... 이헝의 부모가 보인 반응으로 봐서는 그저 그 정도로 끝날 일일까 싶습니다.
위 내용들은 대부분 제 뇌피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 내용을 팩트라고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그저 제 생각일 뿐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뭐 영상에 나온 내용이 전부 쇼 일수도 있고요. 안타깝습니다. 중국인이기 이전에 한 명의 어린아이일 뿐인데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