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퍼큐버 May 12. 2022

공식 없이 큐브를 맞추는 게 가능할까요?

인터넷에 올라온 주장들의 진실

간혹 가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올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큐브를 공식 없이 맞추는 게 가능한가요?"


일단 질문의 의미부터 파악해 봅시다.


큐브에서 공식이라는 것은 회전의 집합입니다.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만들면 그만이죠. 그런데 저 질문에서 공식을 이런 의미로 사용했을까요? 일반적으로 그렇지는 않아요. 만약 그런 의미였다면 당연히 공식 없이 맞추는 건 분해조립이나 스티커를 옮겨 붙이는 걸 맞췄다고 하는 게 아니라면 큐브를 돌리지 않고 섞여있는 큐브를 맞췄다는 말이기 때문에 애초에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죠.


그렇다면 이때의 공식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해법, 그중에서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 해법을 말합니다. 해법은 큐브를 맞추는 방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 질문의 의미는


"큐브를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해법을 배우지 않고 맞추는 게 가능한가요?"


가 되겠죠. 이제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 봅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합니다. 쉽다는 말은 아니지만 일단 가능은 합니다.


큐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를 생각해봅시다. 그때는 큐브를 맞추는 해법이 알려진 게 없었겠죠?. 그렇다면 섞여있는 큐브를 최초로 맞춘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해법을 배우지 않고 맞췄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렇다고 할 수 있됴. 외계에서 큐브 맞추는 방법을 가르쳐준 건 아닐 테니까요. 즉 "큐브를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해법을 배우지 않고 맞추는 게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의 답은 "가능하다."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인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어려운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불가능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다른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고 큐브를 "맞출 수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준이 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릴까요? 엄청난 운으로 큐브 맞추는 과정을 대량으로 생략한 경우나 맞춰질 때까지 특정 과정을 반복하는 등 운에 의존한 경우가 아닌 어떠한 경우에라도 큐브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된 체계화된 해법 말이죠.


다른 사람의 해법을 배우지 않고 본인의 힘으로 큐브를 맞춘다고 하면 알아야 할 개념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개념은 본인 스스로 만들고 깨우쳐야만 큐브를 맞출 수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 과정은 다른 무언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다면 초급 해법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도 년 단위로 걸릴 수 있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초급 해법을 아는 상태에서 이미 알려진 cross나 F2L의 개념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게 보통인데 아예 큐브 맞추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훨씬 오래 걸리는 것이 당연함니다.


커뮤니티 등지에서 가끔씩 본인이 공식을 외우지 않고 큐브를 맞췄다고 주장하며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다. 사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죠. 특히 기간이 하루, 이틀 등 짧은 기간으로 단정 지어서 말한다면 신뢰도는 더욱 떨어집니다. 기간이 길면 길 수록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지만 그래도 바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큐브를 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대놓고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증거가 없고 증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지 그 사람의 말을 믿기 때문이 아닙니다. 타인의 해법을 거의 도용하다시피 하더라도 우연히 공식이 같았다고 주장해버리면 할 말이 없죠. 그럴 확률이 너무 낮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거짓말을 하는 상황에서 그런 확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불가능은 아니라는 것만을 계속 주장하면 그만입니다. 거짓을 밝혀낸다고 한들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거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 중 큐브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렇게 그냥 묻혀버립니다.


거짓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고 누가 알까?", "대놓고 거짓말을 해도 모를 사람은 모름.", "거짓말하면 어때. 누가 피해 보는 것도 아닌데." 등의 생각으로 허황된 이야기를 본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올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말을 아무런 인식 없이 그대로 믿어버릴 수 있고 이는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알 사람들은 다 알아요. 그런 거짓말을 밝혀내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쓰지 않을 뿐. 그렇다고 거짓말이 진실이 되나요?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터집니다. 큐브계에만 국한된 일은 당연히 아닙니다.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거짓된 주장을 쉽게 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올라오는 주장들 모두가 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본인 혹은 본인이 믿고 있는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된 주장을 해서 신뢰와 인기를 얻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큐브 성능은 더 발전할 수 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