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힘들어지는 기록단축
우선 첫날부터
22부터 아주 스펙터클한 일이 있었죠. 이름하여 폰스트라 사건.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저는 22 1회를 재고 대기석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러너가 제 이름을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저 말고 다른 분도 같이 불렀는데요. 그리고 러너가 자리를 안내하는데 이때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아서 누구 자리인지 확인하는 동안 러너가 없어진 겁니다. 빈자리에 큐브만 있는 자리도 없었고 당황해서 그 주위를 돌아다니는 동안 제 이름이 다시 불렸고 기록을 쟀죠.
근데 재고 나니까 2회에 엑스트라가 있는 겁니다. 그 와중에 심판이 기록을 3회 자리에 입력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파견위원을 불렀죠.
그때 이상하다는 걸 느꼈는데요. 저는 엑스트라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선수는 받은 적도 없는 엑스트라가 기록지에 멋대로 적혀있고 스크러는 엑스트라 스크로 섞었고 선수는 받은 적 없는 엑스트라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고 심판은 엑스트라 자리 놔두고 3회 자리에 기록을 적는,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냐면 저는 받지 않아야 할 엑스트라 스크로 큐브를 맞췄을 뿐 실제 2회 스크는 받은 적 자체가 없다는 점이 인정되어 그냥 엑스트라 없이 2회부터 그대로 재기로 했습니다.
https://youtu.be/67aP3KPUR_c
사실 이때 기록이 DNF였어도 상관없는 게 평균피알은 못 깼고 싱글피알은 4회 때 깨서 저한테는 딱히 달라지는 게 없거든요. 결국 그 엑스트라는 누가 줬는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영상에는 당연히 폰스트라 당시 기록이 나오지 않습니다.
심판을 하면서는 참 여러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심판이 불렀는데 자리에 없는 경우가 참 많이 나와요. 이런 일을 방지하는 건 러너가 선수가 자리에 앉는 걸 일일이 확인하는 것뿐. 그리고 규칙 모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블라인드처럼 덮개 벗기기도 전에 타이머에 손을 갖다 대는 참가자도 봤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미리보기 시간초과. 미리보기 시간초과는 그냥 규칙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는 거 말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냐의 문제일 뿐이죠. 대회에 나가겠다면서 주최 측에서 이메일로 안내를 해 줘도 규칙 따위 깔끔히 씹어버린 선수의 잘못이라고 볼 거냐 처음 참가한 사람이 규칙을 모를 수 있는데 더 꼼꼼히 챙기지 못한 주최 측의 잘못이라고 볼 거냐.
그리고 블라인드 심판 봤습니다. 10분 초과하는 걸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그냥 끝났다고 할 수도 있는데 블라알못인 제가 봐도 조금만 있으면 맞춰질 것 같아서 놔뒀습니다. 너무 아쉽더라고요. 진짜 공식 한두 개 정도 차이였는데 큐브를 조금만 더 빨리 돌렸다면 시간 안에 들어오셨을 듯.
정회원 자격으로 참가한 첫 대회였던 만큼 이번에는 정회원 자격으로 합법적으로 밥 얻어먹었습니다. 이것도 정회원 혜택이라면 혜택이죠. 밥 먹으러 가서 월드챔피언십 때 있었던 일들에 대한 것도 많이 들었고요. 중국은 어떤 곳일까요...
오후에는 33이 진행되었죠. 33은 11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네요. 싱글 10.1대는 계속 나오는데 그 미만이 안 나오고.
https://youtu.be/E6SKI86lkew
그래도 무난히 2라운드는 올라갔고 2라운드에서 그나마 평균 피알은 깼습니다만 기분이 딱히 좋지는 않아요.
그리고 결승. 솔직히 다른 건 별로 기억나지 않고 33 결승 중계하는 걸 중계부스 바로 뒤에서 직관했습니다. 첫날 라이브 극후반부에 아마 나올 거예요. 그리고 충격의 이벤트 정답자 실종사건까지 있었던 첫날이었습니다.
https://youtu.be/XcyNk01tknA
둘째 날은 언제나 그렇듯 한산한데요. 77부터 했는데 도대체 왜 대회 갈 때마다 3분 50초대가 나와서 평균을 말아먹는 걸까요. 평균 피알이긴 합니다만 집보다 안 나와서 별로입니다.
55는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처음부터 72로 기분 좋게 시작 5회 중 72가 3개 나오면서 평균도 적당히 잘 받았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두 기록이 84, 94여서 평균이 76이 나와버렸죠. 무난하게 2라운드는 갔습니다만 싱글피알 실패 평균 77로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66은 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게 함창에서 뽑았던 기록이 집에서도 잘 안 나오는 미친 기록이라 깰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집에서 나오는 수준의 무난 무난한 기록.
그리고 결승 뭐 다 아시잖아요? 숭배는 여러분들이 이미 다 해 주셨으니 저는 안 할 겁니다.
마지막엔 사진 찍고 코챔 기념품이었던 다이어리 공짜로 득. 집에 왔습니다.
저는 대회를 피알깨는 재미로 오는데 어떻게든 피알을 내긴 하네요. 좀 큰 폭으로 깼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 되네... 앞으로 대회는 언제 어떤 대회를 갈 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음에 경상도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