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을 외우지만 적용하지 못하는 순간들
오늘은 2x2x2 공식의 나머지 부분 암기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기존의 공식보다 훨씬 긴 공식을 외우는 단계였기 때문에, 공식을 익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공식 자체를 외우는 데에서는 큰 어려움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동안 계속 이 공식만 반복해서 외우는 데 성공하면 됐다 생각했고, 아이 본인조차도 ‘9회전씩이나 되는 공식을 어떻게 외워요.’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적어도 ‘외운다’는 행위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이후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가볍게 아이의 피라밍크스 기록을 측정해보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피라밍크스는 익숙해진 것 같다고 했기에 맞출 줄은 알 거라 생각했습니다. 기록은 한 번 도 안 재봤다고 하길래 이번 기회에 재 보려 한 것이죠. 그런데 막상 진행해보니 상황이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아예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조금만 예외적인 상황이 나오면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계획에 없던 복습을 다시 제대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예외형이 나오지 않으면 공식을 적용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형태가 달라지면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감을 전혀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니까요.
사실 자주 나오는 상황이긴 합니다. 공식을 ‘기억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것을 ‘적용하는 것’, 특히 변형된 상황에 대응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거죠. 암기와 이해가 완전히 분리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식을 알고는 있지만, 그 공식을 언제 꺼내야 하는지, 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결이 약한 것이다.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던 건 당연히 아닙니다. 이해를 위한 설명 또한 했습니다. 설명할 때는 이해한 것처럼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이 주어지자, 그때 배운 내용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상황을 보고 → 적절한 개념을 떠올리고 → 적용하는’ 과정이 아직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순간적인 이해는 있었지만, 그것이 실제 문제 해결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시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이해를 위해 설명을 시도하면 아예 진도를 나가지 못 한 경우를 수도 없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무지성 암기로 노선을 바꾼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트위스트 혹은 역트위스트를 최대한 활용해서 큐브를 맞추는 최근의 초급 해법들은 공식의 원리를 암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도 하고요. 무엇이 옳은지는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이 아이의 다음 과외는 3주 후가 될 겁니다. 개인 일정이 이리 꼬이고 저리 꼬여서 공백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 동안 이 아이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요. 기대 반 걱정 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