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저너리그림제이, 창업 코치 / 작가
나는 오랫동안 창업지원과 스타트업 육성을 돕는 일들을 최전선에서 해왔다. 벤처 유관기관에서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고 창업보육센터, 엑셀러레이팅 교육 및 멘토링, 개인투자조합 등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수백 명의 창업가를 도왔다. 그들에게 비즈니스모델 설계를 도와주고 시장을 읽는 법을 전하며 실패의 흔적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SNS상에서 비저너리그림제이라는 필명으로 활동을 해왔다. ‘Visionary’는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그림’은 비전을 그려주는 설계자, ‘J’는 내 이름의 약자. 즉, 사업의 그림을 그려주는 창업 코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창업 코칭 현장은 책상 위가 아니라 작은 빵집 안의 주방이었다.
딸이 대학에서 제과제빵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작은 베이커리를 열겠다고 했을 때 나는 처음엔 반대했다. 수많은 청년 창업의 실패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내가 딸에게마저 그 험난한 길을 권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딸의 눈빛은 나름 단호했다.
“아빠, 저는 내 이름으로 나의 빵을 만들고 싶어요.”
그 한마디가 내 안의 창업가 정신을 다시 깨웠다.
그날 이후 나는 딸의 든든한 후방 지원군이자, 때로는 인테리어 노동자이자, 운송기사이자, 청소이사로, 가끔은 그저 한 명의 관찰자로서 온리디스베이커리의 성장을 함께 지켜봤다.
이 연재는 그 시간의 기록이자 나의 창업학 개론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창업을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이 내용은 정책서도 아니고 성공 매뉴얼도 아니다. 이건 한 가족이 함께 쌓아올린 작은 브랜드의 성장 서사이며, 또한 창업을 꿈꾸는 모든 청년에게 전하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다.
창업은 숫자나 투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그 속엔 늘 눈물과 웃음, 불안과 희망이 함께 존재한다. 하루 매출이 떨어졌다고 좌절하고, SNS에서 한 줄의 고객 리뷰에 울고 웃는 그 모든 순간이 진짜 창업의 얼굴이다.
나는 수많은 현장에서 성공의 비결을 묻는 창업가들을 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성공은 전략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매일 아침 오븐을 예열하며 첫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만들어집니다.”
앞으로 이 브런치 시리즈에서는 딸의 망원 베이커리 오픈 과정부터 백화점 팝업스토어 도전, 그리고 가족이 함께 겪은 시행착오와 배움을 차례로 나누려 한다. 그 이야기 속에는 아버지의 마음, 정부정책 지원자로서의 시선, 그리고 창업코치로서의 철학이 함께 녹아있을 것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창업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고 싶다. 제도를 말하되 감정으로 풀어내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독자 여러분이 “나도 내 인생의 작은 창업을 시작해볼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작은 빵집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이건 결국 모든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꿈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 그 안에서 가족이 서로를 믿고 밀어주는 힘,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기쁨.
이 연재의 이름은 [작은 빵집에서 배운 창업의 모든 것] 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통해 비저너리그림제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닉네임이 아니라 창업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그 첫날, 딸이 망원 매장을 처음 열던 날의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한 손님이 들어와 인생을 바꿔놓은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한다.
“창업의 첫날, 그것은 모든 시작의 얼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