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빵집에서 배운 창업의 모든 것
“아빠, 나 빵집 하고 싶어.”
딸이 처음 제게 꺼낸 말은 너무나도 단순했습니다. 그 순간 방 안의 공기가 멈춘 듯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제 머릿속에는 수많은 통계와 보고서, 그리고 창업 현장의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하고 싶니?”
잠시 침묵 끝에 겨우 물어본 제 질문에 딸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응. 그냥 해보고 싶어가 아니라, 진짜 내 가게를 하고 싶어.”
그 눈빛 속에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이미 마음을 정한 사람이 가지는 단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딸은 대학 시절부터 빵을 굽고 있었습니다. 새벽같이 실습실에 나가 반죽을 하고, 오븐 앞에서 시간을 재며 온도를 조절하는 모습은 이제 제게도 익숙한 풍경이었지요.
그날도 늦은 밤, 집에 돌아온 딸은 피곤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은 반죽이 좀 달라. 어제보다 부풀기도 좋고, 맛도 훨씬 나아졌어.”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수롭지 않게 들었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이미 창업의 첫 발걸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딸은 단순히 제과·제빵 전공자로서만 창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 시절 동안, 딸은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카페 등에서 3년 이상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고 있었습니다. 오픈 준비로 새벽에 문을 열고, 마감으로 늦은 밤까지 매장을 지키며 재고 관리, 손님 응대, 위생 점검까지 매장 운영의 전체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특히 코로나가 터져 학교에 자주 갈 수 없었던 시절, 그녀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아빠, 집에만 있으면 아무것도 못 배우잖아. 현장에서 몸으로 배우고 싶어.”
그 경험은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었습니다. 커피와 베이커리 창업의 기초가 된 살아 있는 교과서였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딸은 본격적으로 창업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빵집을 떠올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카페 프랜차이즈를 염두해두고 딸과 저는 여러 프랜차이즈 본사를 찾아다녔습니다. 가맹점이 엄청 많은 M사도 찾아가서 설명을 들어보고 향후 성장성이 유망해 보이는 100개 정도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상담을 받고, 가맹 조건과 초기 비용, 매출 구조를 꼼꼼히 비교했습니다.
“아빠, 여기 브랜드는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대신 본사에서 교육이랑 마케팅을 지원해 준대.”
“저쪽은 로열티가 좀 높지만, 안정된 고객층이 있어서 실패할 확률은 적을 것 같아.”
부모 입장에서는 쉽게 시작하려는 게 아니라, 철저히 따져보고 있다는 생각에 그 모습만으로도 대견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딸의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이 차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