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을 좀 더 많이 남기기 위한 변화
나는 오랫동안 기대감을 억지로 누르며 살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생일, 크리스마스, 어린이날이면 엄마도 아빠도 이런 날은 잊었을 것이라고, 그러니 선물은 당연히 없을 거라고 애써 스스로를 세뇌시키듯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며 기대감을 버리려 노력했다.
그래야 정말 내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많이 슬프고 속상하지 않을테니까.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말아야하고 긍정적 결론을 예상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왜 그 어린 아이가 그런식으로 기쁨 기대 희망을 억누르며 살아왔는지.
긴 세월이 지난 지금, 문득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아이가 떠올랐다. 뭔지 모를 짠함과 서글픔이 느껴진다.
그 아이는 자라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기대하고 희망을 갖는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스스로 인정하는 일이 거의 없는 어른이 되었다. 더 짠한 어른이 된 것이다.
얼마 전 달라져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아프게 실망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하더라도 기대하고 희망하는 일을 마음 가는데로 한껏 자라게 두어보자.' 라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바람이 스치듯 이런 나의 습성을 가진 내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감을 갖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얼마나 좋은 에너지인데 그걸 무시하고 억누르고 애써 부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망하면 어떤가. 그 순간 전까지 즐겁고 행복하다면 내내 솔직하지 못해 즐겁지 않은 것보다 나은 것이지. 산술적으로 따져도 기분좋은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질테니 나쁠 것 없는 일이다. 한껏 기대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아이처럼 기대하고, 아이처럼 즐거워해보자.
한 번 웃던 일상이 두세 번은 더 웃는 일상으로 바뀌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