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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Apr 30. 2024

세스 매트리얼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


 책을 많이 접하면서 읽는 속도가 놀랍게 빨라졌다. 처음에는 이미지 캡처식으로 한 번 훑어보고, 그 후에 정독하면서 두 번을 읽었다. 세 번째로는 내용을 음미하며 읽었고, 마지막으로는 원서를 통해 다시 한번 살펴보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처음 읽을 때는 주인공의 다채로운 생각과 난해하고 복잡한 말들이 계속 튀어 올라 내 뇌가 인식하고 있는 한글의 동사와 명사가 모두 뒤죽박죽 섞여버릴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두 번 째는 감정과 이성이 어우러져 책을 읽는 내내 고뇌와 감동이 번갈아 오곤 했다. 때로는 주인공이 유체이탈하거나 제3의 자아인 세스와 동화되는 장면에서는 소름 돋고 오싹하기까지 했다.


 비로소 세 번째 읽을 때, 그 모든 것들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마지막으로 번역이나 출판의 문제일까? 원서로 읽어봤으나, 작가의 명확한 의도가 담긴 책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유명 작가들의 고도화된 창의력이 발휘된 작품들은 종종 초자연적인 주제를 다룬다. 영화 파묘와 같이 영매, 사후세계, 종교 등의 오컬트적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들은 SF보다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짙다. 이 책은 다시 출간된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뇌는 불확실성을 좋아하고, 사람은 불확실성을 확실함으로 바꿔 불안을 줄인다는 이론이 정착됐다.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TV 프로그램은 '서프라이즈'였다. 방송을 보고 나서 미스테리한 현상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며, 나만의 이론을 정착하곤 했다. 또 현대 물리학 관련 드레이크 방정식, 상대성 이론, 프리드만 방정식으로 풀 수 없는 신비한 영역을 좋아했다. 사람보다는 사물이나 현상에 더욱 관심이 끌렸으며, 이러한 호기심과 흥미는 우주, 심해, UFO, 외계인, 사후세계와 같은 측면을 탐구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사람도 매우 흥미롭고 신기한 동물로 여겼지만, 아직도 사람의 심리를 제외한 일상적인 가십거리는 별로 관심이 없다. 심지어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적도 손에 꼽을 정도다. 회사 생활에서는 그들이 험담을 하면, 왜 그랬을까라는? 호기심에 더욱 흥미로웠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문이었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비현실적인 주제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길 원하는 성향을 비추어보면, 연구원이나 과학자가 적성에 맞았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공대를 졸업하여, 물리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랬던 나도 성인이 되면서 현실적인 가치(돈, 권력, 정치, 경제 등 )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들의 승전보와 패자들의 아우성이 들려왔다. 남자들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으로 인해 누구나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 같다. 나의 운은 상당히 좋았는데, 나를 제외한 절친 3명이 크게 성공했다. 한 명은 30대 초반에 부산대학교 조교수가 되었고, 다른 한 명은 비트코인 선물투기로 250억을 벌었고, 마지막 한 명은 애플의 개발 팀장으로 팀 쿡과 같이 회의하며 연봉이 7억(50%는 주식)을 넘는다고 한다.


 나는 대기업에서 공무원으로 이직한 후,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퇴사 후, 2번의 창업으로 나 자신을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을 만나보면, 그들은 항상 겸손하곤 했는데,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말해달라는 나의 질문에 대답은 항상 '인간관계(인복), 운'이 대부분이었다. 이 분들을 뛰어넘는 천재들은 말도 안 되는 창의성과 실력까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베프 중 한 명은 EQ가 매우 뛰어났다. 수능 성적과 학업 성취도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떨어졌고, 재수를 하면서도 성적이 좋지 못해 지거국 농대를 선택하면서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던 과거가 있다. 그러나 그는 당시 그 결정이 행운의 산물이자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농대에서 만난 지도교수(국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거장)님 인생의 멘토로 만났으며,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용되기에는 경쟁률이 낮은 농대가 유리했다며 겸손하게 말하곤 한다. 다른 친구들도 젊은 나이에 멘토를 만나 크게 성공했지만, 나는 이것이 일부 운과 운명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물론, 운명도 자신의 노력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운을 담는 그릇의 크기까지는 우리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른들이 왜 비현실적인 사주, 점, 무당, 종교 등에 그리고 상류층들은 왜 그것들에 더 의존하는지 약간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고, 어떤 환경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삶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을 분명한 사실이다.


 태어날 때부터 제3세계 아이들은 굶주림으로 5분마다 목숨을 잃는 반면, 세계 최고 부자들이 있는 미국에서는 그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돈을 갖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로켓을 쏘니 말이다.




이 책도 인간의 자아정체성, 운명, 창조성에 중점을 두었다.


 인간의 뇌, 코, 두 개의 눈, 귀는 세상을 인식하는 단순한 정보 수집 도구가 아니다.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도구이며, 전생의 사연으로 각자 현생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들리는 곳이라 말한다. 더 나아가 사후세계 속 미래를 위해 계획된 일이라고도 한다.


 주인공인 롭과 그의 아내인 제인은 '세스'라는 제3의 독립적인 자아를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스는 1963년 한가로운 주말, 커피를 마시고 있는 제인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전생, 사후세계, 신의 존재 등을 알려준다. 부부인 그들은 전생에 아버지와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롭은 채널링 된 제인과 세스의 대화를 기록하며, 비현실적인 상황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수많은 교수와 심리학자를 만난다.


 영매를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제인이 세스와 만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며 그녀에게 질문한다. 일부는 제인이 조현병과 같은 정신분열증이라고 생각하지만, 몇몇 교수들은 오히려 그녀가 건강하고 활발한 정신을 가졌으나, 세스와의 접촉까지는 부정한다. 향후 제인은 세스와의 교신으로 유체이탈을 경험하고, 다른 자아에게 쫓기는 현상도 보여준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 모른 채 죽는다. 


 자아정체성을 탐험하지만 결국 정립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 우리는 미지의 장소와 존재인 사후세계, 신, 우주, 심해 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정립하지 못한 이론들이 너무나 많다.


 이 책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뇌의 특성과 관련하여 많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세상에 모든 호기심이 사라진다면, 뇌를 가진 인간의 존재성도 부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를 꼽자면, 저자는 50권의 넘는 기록을 근거로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는 저자가 주장하는 근거를 호기심의 영역에서 맘껏 헤엄치며 탐구할 수 있.


 또 문장 하나하나가 신비로우며,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 풍부한 감성이 섞여있다.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난해하고 어려운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고, 그 아픔을 치유하려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댓글로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가슴이 따뜻해졌다.


 때로는 나도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기기 싶지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는 결국 호기심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내 뇌는 1주 동안 영매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나만의 논리를 정립하려고 할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은 인생을 더 살아볼 만한 가치를 제공한다. 비록 아인슈타인과 같이 물리학 방정식을 세우며, 세상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천재들이 문제를 푸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신이 인간에게 선사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호기심과 창조성이 아닐까?


 현대는 과거에 컴퓨터의 출현, 도스, 윈도 95, 스마트폰의 출현 등의 속도보다 매우 가속화되어 변화되고 있다. SF 영화에서 보던 인공지능 아이로봇은 유튜브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화성으로 이주하자는 괴짜이자 천재의 말도 점점 실현될 확률이 고조되어 가는 듯하다.


 최근에는 계속해서 출몰하는 UAP(UFO)가 있다. 미국 정부도 지구 기술 속도로 움직일 수 없는 초음속 비행 물체를 일부 인정했다.


 UAP는 도대체 왜 자꾸 나타는걸까? 이것이 시대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는 의미이며, 이제 때가 된 것인가... 그렇다면 외계인도 존재하는 걸까? 이 넓은 우주를 여행하려면 광속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미래에는 누군가 은하도 탐험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걸까?


 세상은 아직도 미스테리로 가득하다. 이 책은 종교, 철학, 우주를 넘어 현대물리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자아정체성과 맞물려 깊이 고뇌하도록 했다. 제인과 같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끌려가는 듯한 느낌도 준다.


이런 매력적인 작품은 언제나 나를 끌어당기고, 새로운 호기심과 영감을 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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