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평만 보고 볼지 말지를 결정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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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평만 보고 볼지 말지를 결정하면 안 된다는 걸 여실히 알려 준 영화다. 뻔한 전개다, 진부한 액션이다 말이 많던데 내가 상업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봤다. 마지막에 서도철과 박선우가 싸우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쥐고 볼 정도로... 같이 본 지인 말로는 베테랑 1보다 유머를 빼고 액션을 조금 더 넣었다고 하던데 그런 게 안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였다. 그렇다고 액션에 소홀했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게 내 기준 두 손으로 가리고 보는 장면들이 있을 정도로 액션 장면들에 신경 쓴 게 보였다. 현실감은 덤이고. 물론 범죄 현장을 지금까지 직접 보진 못했다.
이번 편에서 좋았던 건 서도철이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1에서는 범죄자들을 혐오하고 강력 처벌하는 데, 혹은 오재평 말을 빌리자면 '사람 패려고 경찰 된' 사람으로 그려졌다면, 2에서도 물론 그런 면이 있긴 하지만 전석우가 죽었을 때 '사람 죽이는 데 좋은 살인, 나쁜 살인 있냐'라고 소리치는 부분에서, 형사들끼리 잘 죽었다고 수군댈 때 웃기냐고 한 마디 하는 부분에서 서도철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정해인 이야기... 황정민은 워낙 믿고 보는 배우라 말할 것도 없지만, 내 기억상 정해인이 스크린에 나온 게 '서울의 봄' 특별 출연 제외 굉장히 오랜만인 거 같아서 반가웠다. 정해인 얼굴이 개연성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티 한 점 없는 외모라니... 어떻게 사람 얼굴이 저렇게 생겼을까.... 개연성 부족하다는 사람들은 정해인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은 탓이다. 개인적으로 박선우가 민강훈에게 입모양으로 '안녕~?' 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둘이 아는 사이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 정도면 나름 시놉시스 잘 짠 거 아닌가? 내가 너무 평점을 후하게 주는 건가.
실관람객 평이 10점 만 점에 6.6 정도라고 나와 있던데, 나랑 같이 본 지인들은 너무 재미있게 봤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너무 재미있었다, 어떻게 이게 평점이 10점 만 점에 6점이냐고 할 만큼 즐겁게 관람했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평점에 상관없이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하다는 걸 알려 준 영화이다. 재관람 의사 완전 100% 있고, 1000만 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는 영화이다.
마지막으로, 정해인 연기 잘하더라. 황정민한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조화롭고 안정적인 연기였다. 자꾸 정해인 칭찬만 하게 되는데... 사실 내가 정해인 팬이다. 사견 이쯤에서 그만하고... 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보라고 알려 주고 싶다. 사람의 생각은 우리가 예측하고 가늠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한 번 보고 나서 본인의 관점이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이 작품이 추석 시즌에 개봉한 만큼 지나간 연휴 끝물에 즐긴다고 생각하고 킬링 타임용으로도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