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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온 Jul 28. 2024

영화 '씬' 리뷰

현실에 있을 법해서 더 무서운 영화

* 이 리뷰는 스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를 원하지 않는 분은 뒤로 가기 눌러 주세요.


* 이 글의 내용은 철저히 작성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한국영화 특징인 건지 목소리는 작지만 음향만 크고, 갑자기 사람을 죽이질 않나 죽은 사람이 일어나 뛰어 다니면서 산 사람들을 잡아 먹지 않나. 좀비물인가 하면 그건 아닌 거 같고, 그 와중에 이 미친 감독이란 사람은 계속 카메라 들고 찍으면서 '생각보다 놀라지 않네요?'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모든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엔 감독이 악역이고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인 줄 알았다. 생각보다 스케일이 큰 일이었지만.


주인공인 시영이 당황하고 놀라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시종일관 대응하길래 시영은 아무 잘못이 없는 줄 알았다. 그저 미친 감독의 소행이고 저 감독이 사라진다면 모든 일이 끝나고 해피 엔딩일 거라 예상했는데, 감독이 예상보다 너무 어이없게 죽은 것도 충격인데 그 이후에도 이야기가 전개되고 아직 영화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이후 해석을 찾아 보니 감독은 우연히 마약이 숨겨져 있는 곳에 있어서 총 맞아 죽은... 사람일 뿐이라고 한다. 이게 제일 어이없긴 해.)


이 영화가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라고 하던데, 진짜 그랬다. 마지막에 윤 회장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 부분부터는 멘붕의 최고조를 찍었다. 이게 무슨 내용이야? 윤 회장은 대체 누구야? 하다가 '내 조카와 여동생을 죽인 범인'이라는 대사가 나오자마자 이해했다. 아, 복수하고 싶었구나. 그런데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시영이 더 소름돋고 무서운 연출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사실 시영인 줄 알았던 사람은 채윤이었고 채윤이 진심으로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한 거였다는 걸 알았을 때는... 소름 그 자체였다. 사실 소름이라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이런 악귀가 세상에 존재한다고? 그럼 이 사람은, 아니 귀신은 어떻게 잡지? 혼란스러웠다.


실제로 이런 귀신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세상의 질서를 흐트러뜨리며 사람들에게 피해가 주는 악귀를 신은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나는 기독교인인데(퀴어인데 기독교인이라니, 이것도 나름대로 이상하긴 하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은 이런 사탄도 사랑하시는 분인가? 사람을 해치는 악귀들은 지옥에 가게 만드는 게 하나님이 하시는 일 아닌가, (이 영화를 본 뒤 본 시리즈물 '샤먼 : 귀신전'에서 본 것대로라면) 하나님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아예 없는 얘기, 아예 불가능한 스토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고, 세상에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기괴하고, 이상하며,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견딜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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