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이가 생겼어요

시간이 정말 답이라는 걸

by 제이그릿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나고 있다.




단짝이 친구들을 두고 와

그립다고 말하던 일곱 살 아이에게

새로운 단짝이 생겼다.


네 살 무렵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

어린이집, 유치원을 함께 다니며

서로를 단짝이라 불렀다.

귀여운 꼬마아이들.


친구들을 떠나와

그립고, 속상했던 아이들.

벌써 이곳에서의 시간이

3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들이라

잘 적응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동안 더 많이 자란 만큼

새로운 곳에 마음을 붙이는 일은

예전보다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두 달, 세 달이 흐르고 나서야

시간이 정말 답이라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조금씩, 그러나 단단하게

이곳에 스며들었다.


큰아이 역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에게서 배울 점을 발견하며

자극을 받고 있다.

자사고에 가고 싶다는 목표도 세웠다.


목표는 클수록 좋다.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마음을 품는 순간

이미 절반은 해낸 거라고 믿는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자신의 최선을 다해보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딸아이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겠다며

문득, 예전 유치원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기 시작했다.


“엄마,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나…”


어린 마음에도

잊혀 가는 이름들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래서였을까,

꼭 적어두고 싶었나 보다.

그 마음이 예뻤다.

그 마음에서, 나는 또 배운다.


사실, 이사를 하던 바로 그날

어머니의 말기 암 소식을 들었다.

이사 정리도 마치지 못한 채

주말마다 병문안을 다녔고,

한 달 반 만에 장례를 치렀다.


정신없이 지나간 세 달.

아이들의 친구를 초대할 여유조차 없었다.

이제야, 하나하나 해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오늘.

기다리던 친구들과 함께한 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가 넘도록

아이들은 지칠 줄 몰랐다.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단짝이의 엄마와 나눈 대화도

참 진솔하고 따뜻했다.


공통점이 많고,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나는 늘 사람 인복이 많은 편이라

느끼며 살아왔는데,

그 복이 이곳에서도 이어진 것 같았다.


7시간 넘게 쉬지 않고 이어진 이야기들.

피곤함은커녕, 오히려 마음이 충전되었다.


아이들의 단짝이 덕분에

좋은 인연이 또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싶다.


고맙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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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의 옛 단짝이도 떠올려본다.

엄마도, 일곱 살 단짝이가 있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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