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할 이유가 없어서, 그냥 해봤을 뿐이에요”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님을 알게 되다.

by 제이그릿

하교한 아이가 무척 들뜬 얼굴로 들어왔다.
“엄마! 나 김동식 작가님한테 사인 받았어. 1등으로!”

그러면서 자랑스럽게 책가방을 보여주었다.



땀이 묻은 손등과 들떠있는 얼굴에서
벅찬 순간이 전해졌다.

사실 나는 김동식 작가님을 잘 몰랐다.
아이의 설렘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와, 정말 멋지다!” 하고 함께 기뻐해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작가님에 대해 찾아보았다.


그렇게 찾게 된 영상,
<세바시 1930회: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20대, 서른 넘어 인생을 바꾼 습관>.


거기서 만난 작가님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뭉클했다.

중학교를 자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온 시간들.
꿈도 없이, 주어진 현실에 맞춰 살았던 날들.
그가 인생을 바꾸게 된 건 아주 단순한 생각 때문이었다.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 해봤어요.”



무언가 대단한 계기가 아니었다.
그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만으로 시작된 첫 글.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공포 소설,
릴레이 소설의 댓글을 따라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고 한다.


첫 글을 올리고 받은 댓글 하나.
기다리던 반응이 오자,
그는 자신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그 후 1년 반 동안 300편이 넘는 단편 소설을 써냈고,
출판 제안을 받았으며, 작가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인터뷰 제안 이야기였다.
보통 같았으면 거절했을 인터뷰였지만,
이번에도 그는 말했다.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 선택이 책 출간과 계약으로 이어졌고,
삶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회는 내가 문을 열어줄 때 들어오는 것 같아요.”


심장이 쿵.

맞아, 기회는 내가 문을 열어주어야만 오는 거잖아.

나는 지금까지 나의 문을 열어두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은 오래 마음에 남았다.
혹시 나는 내 기회를
내가 만든 가두리 안에 가둬두고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은 글을 쓰며
비로소 자신이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꼈다고 한다.


행복은 남들이 정해준 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났을 때
조용히 스며드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는 말한다.
“진짜 행복은 외형이 아니라, 본질에서 와요.”


오늘 아침 고명환 작가님의 이야기와도

이어지는 맥락이다.


"나는 닳아서 없어지겠다고"

꾸준히, 성취해 나가는 삶.

이뤄가는 삶, 그 자체가 행복인 걸.


아이 덕분에 알게 된 작가 한 사람.
그리고 덕분에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 말.


“안 할 이유가 없으니까 해봤어요.”


망설이고 있던 무언가가 있다면,
오늘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한 번 해 봐도 좋겠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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