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위의 발자국

by 옥빛두루 이경주


파도의 입술 닿자

내 발자국 지워진다.


삶과 죽음 그림자처럼 곁에 서 있다.


내 몸은 문짝처럼 삐걱 이며

더 비워라 속삭인다.


남편이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내 친구는

작은 방에서

촛불보다 더 작게 살아가지만

어둠을 밀어내는 힘은 바다보다 깊다.


우리는

우주의 숨에 붙은 먼지 한 알.

그러나 그 먼지는

별빛 품고 흘러간다.


발자국 지워지지만

사라짐은 곧 씨앗


죽음은 흙이 되어

잎맥으로 스며든다.


사라진 난

흔적 없는 흔적으로 살겠다.


모래는 기억이 없다.

숨결을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