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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토끼 Aug 27. 2022

<서울대작전> ★★☆

빈 수레가 요란하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에 반해 영화 쪽은 다소 지지부진했었죠. 넷플릭스도 그런 점을 의식했는지 최근에 주원 주연의 영화 <카터>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엔 최고의 스타 배우 유아인을 앞세운 영화 <서울대작전>까지 공개하며 영화로도 인기몰이를 할 채비를 마쳤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카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영 싸늘한 가운데 <서울대작전>이 <카터>의 아쉬움까지 모두 만회하며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었죠.



영화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영화의 메인 소재인 차량부터 시작해서 영화 속에서 쓰이는 소품, 그리고 도시의 풍경까지 88년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열심히 꾸민 흔적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음악도 소방차, 이상은, 송골매 등 당시에 인기 있었던 가수들의 노래를 적극 활용하고 있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보며 잠시 추억에 젖을 수도 있을 것이고 젊은 세대들의 경우에는 요즘 대세인 레트로 감성을 만끽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울대작전>은 레트로 감성을 너무 과도하게 어필하려고 하는 의도가 다분히 보였고 그런 점 때문에 오히려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영화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88년으로 시간 여행을 왔다기보다는 레트로 느낌으로 한껏 꾸민 술집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고나 할까요.



주인공 '동욱'이 뛰어난 드라이버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기도 한 만큼 이 영화의 중심은 바로 자동차입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동욱' 일행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튜닝한 자동차를 타고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주인공 일행이 개조한 개성 있는 디자인의 차량들을 보는 재미가 수반되어야 하죠. 하지만 생각보다는 개성 넘치는 차량들이 많이 등장하진 않습니다. 그나마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오륜기를 모티브로 개조한 차량의 디자인은 봐줄 만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눈에 띄는 차량도 없었고요. 카체이싱 액션 역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베이비 드라이버>처럼 흥겨운 음악에 맞춰 스피드 넘치게 진행되지만 액션의 쾌감도 다소 부족했고 다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 액션들과 차별화된 뚜렷한 개성이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액션의 메인이야 카체이싱이겠지만 결국 이 영화의 장르는 케이퍼 무비입니다. 일반적인 케이퍼 무비처럼 <서울대작전> 속 캐릭터들 역시 드라이버, 엔지니어 등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죠. 그렇기에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캐릭터들의 활약상을 잘 담아내고 있는지가 관건인데 주인공 '동욱'을 제외하면 캐릭터들의 특성에 따른 활약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면 시종일관 흥이 넘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옹성우를 포함한 몇몇 배우들은 너무 억지로 텐션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고 이규형, 송민호 등 웃음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인물이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오정세, 문소리, 김성균 등의 베테랑 배우들은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긴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는 못했습니다.



<서울대작전>은 시종일관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함께 흥겨운 전개를 펼쳐 보이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요란법석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카터>와 마찬가지로 좋은 평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OTT 시장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과는 별개로 최근 몇 년 동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은 퀄리티가 대체로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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